[기고] 김영학 용인대 동양무예학과 교수

이시종 충북도지사 / 중부매일 DB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위원장이 9일 단국대학교에서 정치학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 스포츠의 수장으로 불리는 IOC위원장이 정치학보다는 체육학박사학위를 받았으면 더 큰 의미가 있었을지 모른다. 지난달 23일 무도특성화대학인 용인대학교에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명예무도체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장과 국회의원을 거쳐 충북 도정을 이끌고 있으니 행정학이나 정치학이 더 어울릴 법도 한데, 무도체육학이라니 고개를 갸우뚱 할만하다.

명예박사학위는 학술이나 문화, 기타 부문에서 뛰어난 공적을 남겼거나 인류 문화 향상에 특별히 이바지한 사람에게 주는 학위다. 이 지사의 명예박사 수여는 무예에 대한 월등한 경력과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충주시장이었던 20여년 전부터 무예진흥을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충주를 택견의 도시로 만들었고, 세계무술축제 등을 통해 충주를 세계무술의 도시로 변모시켰다. 국회의원시절에는 전통무예진흥법을 제정해 소외된 우리 무예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뿐만아니라 충북지사를 하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함으로써 충북을 무예올림픽의 도시로 세계무예계와 스포츠계에 각인시켰다. 이러한 업적을 용인대 무도대학과 대학원은 높게 평가해 제1호 명예무도체육학박사학위를 수여하였다.

필자도 초, 중, 고교를 고향인 청주에서 다녔다. 어려서부터 검도를 시작해 학창시절 선수생활을 했고, 현재 대학에서 검도를 지도하고 있다. 무예는 비인기종목이면서 올림픽종목에 밀려 지원이 약한 분야다. 그래서 배고픈 종목이고 쉽게 권하기 힘든 운동이다. 하지만 무예는 우리의 삶과 함께 소중한 문화다. 많은 선진국에서 바른 정신과 육체를 갖게 하고 올바른 사고로 사회에 기여하는 전인적 인간을 만드는 소중한 교육소재로 애용되고 있다. 무예는 충북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충북하면 택견이 먼저 떠올려질지 모르지만, 사실 검도, 유도, 씨름, 태권도, 복싱, 레슬링, 우슈, 양궁 등은 오랫동안 충북이 내세울만한 종목들이다. 이미 문무(文武)를 겸비한 인재를 양성하는 충북이었다.

충북에 무예와 스포츠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가장 먼저 진출할 수 있는 자원은 무예고 스포츠다. 이 무예와 스포츠를 선두에 세우고 충북의 산업을 세계에 잇는 멋진 구상이다. 이를 위해 기존 인프라인 충주세계무술공원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을 필두로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와 국립무예진흥원, 그리고 스포츠테마타운이 성공적으로 건립된다면 아시아에서 가장 큰 무예·스포츠클러스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것은 충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무예와 스포츠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입지를 대외적으로 굳건히 할 수 있다.

김영학 용인대 동양무예학과 교수

충북의 무예사업의 결실로 평가받는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세계무예중심을 충북으로 끌어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세계종합무예대회 개최가 국제스포츠계의 다양한 눈을 뜨게 한 것이다. 여기서 정치학이 아닌 무도체육학 명예박사학위를 수락한 이 지사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 박사학위는 도정을 이끄는 리더의 명예뿐만 아니라 충북도민이 20년간 만들어낸 충북이 무예·스포츠 클러스터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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