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부터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서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전시회 전경. / 충북민예총 제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19년의 기록, 고경태 기록전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이하 기록전)'이 오는 21일부터 4월 1일까지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 제1전시관에서 열린다.

이번 기록전은 한·베평화재단, 충북민예총이 공동주최하고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후원한다.

올해는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 주둔지였던 꽝남성 여러 마을에 학살이 일어난 지 50년이 되는 해이다. 기록전은 꽝남성 학살 50주기를 기억하고 성찰하고자 전국 순회 중이며, 지난해 서울, 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청주를 찾았다. 청주는 한국전쟁 시기 미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일어난 노근리에 가까운 곳으로 이 전시가 고통과 기억의 공유지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 영동의 '노근리'와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1999년, 같은 해 한국사회에 공개됐다. 하나는 피해자로, 하나는 가해자로 우리는 두 사건과 조우하게 된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전시회 전경. / 충북민예총 제공

이 기록전은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 퐁니·퐁넛 마을에서 일어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대한 19년 동안의 추적이다.

기획자 서해성은 "이 전시는 한 마을을 중심으로 한 전쟁 고통과 기억에 관한 보고서"라고 말하고 있다. 전시는 2000년 기밀 해제돼 세상에 알려진 미 해병 제3상륙전부대소속 본(J. Vaughn) 상병의 사건 현장 사진과 함께 사진 속 희생자와 유가족을 찾아나선 기자의 여정과 인터뷰로 구성돼 있다. 기록자 고경태 기자는 1999년 주간지 '한겨레21' 기자로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학살 문제에 접근하면서 지금까지 기록하고 있다.

'1968년 2월 12일-베트남 퐁니, 퐁넛 학살 그리고 세계'(2015, 한겨레출판),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2016, 보림출판사)를 내놓기도 했다.

'한마을 이야기-퐁니·퐁넛' 기록전은 사진과 아카이브 자료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상병과 기록자 고경태가 찍은 사진은 거친 사진 틀에 사진만 붙어 있을 뿐 액자에 유리나 아크릴을 씌우지 않았다. 이는 베트남의 진실을 액면 그대로 들여다보자는 뜻이다. 어떤 죽음도 액자 저편에서 보호 받지는 못한다. 또 사진 바깥 쪽 액자 바닥은 여백이 많이 남아 있다. 사진은 사실을 기록하지만 기록자의 시선이라는 제약을 피할 수 없고, 그가 찍은 순간일 뿐 총체적 진실이기는 어렵다. 액자의 여백은 사진 바깥에 다른 형태로 진실이 있을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렸던 전시회 전경. / 충북민예총 제공

전시 개막 행사는 21일 오후 5시이며 충북민예총의 축하공연과 함께 작가와 만남 등 다채롭게 열릴 예정이다.관람은 무료로 가능하며 관람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말은 오후 6시까지,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가 열리는 기간 중 함께하는 행사로 한·베평화재단 이사장이자 천주교 제주교구 교구장 강우일 주교와 가수 홍순관이 함께 평화를 노래하고 이야기하는 '똑똑 콘서트'도 열린다. '똑똑 콘서트'는 24일 오후 3시 충북문화관 숲속갤러리에서 진행되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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