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송문용 충남 천안주재

구본영 충남 천안시장이 12일 오전 입장표명을 통해 최근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주장과 관련해 “당시 후원금 한도액을 벗어난 금액을 확인하고 즉시 반환했다"고 일축했다. 2018.03.12. / 뉴시스

지난 12일 구본영 천안시장이 김병국 전 천안시체육회부회장이 지난 5일 폭로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혹에 대해 반박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러나 구 시장은 이날 회견에서 자신이 가져온 '입장문'만을 서둘러 읽은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브리핑실을 빠져나갔다. 이날 구 시장이 낭독한 '입장문'의 제목은 '김병국씨의 불법 정치 자금 제공 주장 및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의 관련 (사퇴 촉구) 성명 등에 대한 입장'이었다.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했다는 김씨의 주장이 사실무근이고 허위여서 '허위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다'는 내용과 체육회 채용 비리에 대해서는 '경찰이 무혐의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라고 일축하며 기자들의 질의를 사전에 차단했다.

김 전회장은 지난 5일 천안시체육회 채용비리 경찰 수사과정에서 구 시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는 주장도 했다. 그는 이어 "경찰 조사에 앞서 '도와줘'라는 뉘앙스의 전화를 구 시장을 포함해 시청으로부터 여러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후 경찰 조사에서 "시장의 지시가 없었다고 허위로 진술했지만 이제는 뇌물공여와 채용지시에 대해 정확히 진술하겠다"고 폭로했다. 이같은 폭로에 따라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구 시장은 매끄럽지 못한 주장을 이어갔다.

송문용 충남 천안주재

구 시장이 정작 기자회견을 열었다면 진실을 밝히는 명확한 태도를 기자들에게 보였어야 했다.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당연히 받았어야 마땅하다. 구 시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이날 질의답변을 스스로 거부했다. 대부분의 여론이 '입장문만 읽어주려 했다면 뭣 하러 기자회견을 했느냐. 그냥 보도자료나 뿌리고 말지'라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같은 구 시장의 반박 기자회견을 전해들은 김 전 부회장은 "구 시장의 주장은 100% 거짓이다. 용기가 있다면 기자들 앞에서 같이 청문회를 하자"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구 시장이 어떻게 대처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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