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천안·아산 등 충청권 택지 호재지구 분양 전환
청주 1만4천세대 입주예정… 대성베르힐 등 방문객 몰려
부동산 호황 누리던 세종도 공급이 수요 초과 시장 과열

청주동남지구 대성베르힐 투시도 석경 / 중부매일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최근 청주를 비롯해 아산, 천안 등 충청권 일부 호재지역에서 '분양 전환 민간임대주택'(이하 민간임대주택)이 틈새 분양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집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주택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선데다 미분양도 계속 쌓이고 있어 침체한 분양시장 타개책으로 건설사들이 민간임대주택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도 다 지어진 아파트에 일정기간 전·월세로 살아본 후 분양 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게 매우 큰 장점이다.

'민간임대주택'은 일반분양과 달리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제도다. 민간사업자는 주택 건설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을 저리로 융자할 수 있고,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과거 도입 초기만 해도 임대의무기간은 5년 이상과 10년 이상으로 길었지만 건설사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2015년 12월부터 4년 이상과 8년 이상으로 단축됐다. 연간 임대료 상승률은 5% 이내로 제한 받는다. 임대의무기간 이후에는 사업자 재량으로 임대 대신 분양으로 전환할 수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청주 동남지구를 비롯해 오송지구, 충남 아산시 배방읍 등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아파트 임대분양에 나서고 있다.

대성건설은 지난 9일부터 청주시 동남택지개발지구 B4, B6블록에 '청주 동남지구 대성베르힐' 민간임대 아파트 공급을 하고 있다. B4블록은 지하 3층, 지상 12~25층, 9개 동, 전용면적 75㎡ 202가구, 84㎡ 590가구다. B6블록은 지하 2층, 지상 21~25층, 8개 동, 전용면적 75㎡ 192가구, 84㎡ 523가구다. 총 1천507가구로 조성되는 대규모 주택단지다.

대성베르힐은 민간임대 아파트로 저렴한 임대료만 내고 거주할 수 있다. 임대 기간이 끝난 후에는 분양 우선권이 부여된다. 신청 자격이 비교적 자유로워 만 19세 이상이면 주택, 청약통장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다.

대한해운과 동아건설산업도 지난 9일 청주오송 동아라이크텐 견본주택 개관과 동시에 선착순 단기임대계약에 돌입했다.

분양과는 다르게 청약을 거치지 않고 선착순으로 계약자가 직접 평형과 동, 호수를 지정해 임대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지난 주말 3일간 견본주택에 약 2만여 명이 몰리며 분위기가 달아 올랐다.

현재 청주지역에 건설 중인 아파트는 30개 단지 2만4천777세대이다. 이중 올해 입주가 예정된 아파트는 17개 단지 1만4천21세대다. 평년보다 3배가 넘는 아파트의 입주가 올해 이뤄진다. 2019년에도 8개 단지 7천819세대, 2020년 11개 단지 7천523세대의 입주가 진행된다.

충청권 부동산의 블랙홀인 세종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분양이 계속되고 있고, 입주 물량도 쏟아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것이다. 충청권 일대에서 가장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세종시까지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조정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에는 이달 3천286세대가 입주 물량으로 나온다. 이는 전국 입주 물량인 3만3천813세대의 10%에 육박한다. 세종시의 인구 등을 고려했을 때 전국 입주 물량의 10%가 세종에 집중된 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1월 1천218세대, 2월 2천263세대의 입주 물량 중 일부가 적체된 점을 감안하면 이달 전세 공급량은 더 많을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민간임대를 선택했다"며 "현재는 미분양 해결과 생존 전략으로 민간임대 분양을 택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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