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지영 청주시상당구선관위 홍보주임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15일 오후 수원 영통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03.15. / 뉴시스

얼마 전 아는 선배에게서 카톡이 왔다. 너무 흔해서 마음에 안들었던 자신의 이름이 요즘처럼 자랑스러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 선배의 이름은 '영미' 아마 지난 한 달간의 올림픽 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과 감동을 준 이름이었을 것이다. '영미'라는 이름을 자랑스러워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국민들에게 정말 큰 사랑을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국내·외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보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우면서도 또 하나의 큰 축제를 준비해야 하는 선관위 직원의 입장에서 부럽기도 했다. 바로, 6월 13일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말이다.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4년 만에 돌아온 또 하나의 국민 축제이다. 앞으로 4년간 지역 살림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인만큼 '우리 동네' 지역 축제나 다름없다. 하지만, 투표율과 후보자 방송 토론회 시청률 모두 대통령선거는 물론, 국회의원 선거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방송 토론회의 경우, 0점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지역도 적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우리 동네' 지역 현안을 다루는 선거라는 점에서 이와 같은 유권자들의 외면과 무관심은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지방선거는 우리나라 지방자치사(史)를 한 단계 끌어올릴 다시없을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여건이 그 어느 때보다 성숙해 있고, 참여의 가치를 체감한 유권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높이 또한 높아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불의한 결과보다는 공정한 과정에 국민들은 더 큰 박수를 보내주지 않았던가. 제3회 지방선거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투표율 추세를 생각할 때, 국민들의 참여열기만 끌어올릴 수 있다면,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율 60%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남은 것은 선수로 뛰는 후보자들의 화답이다. 감동이 있는 선거 과정을 통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비방·흑색선전을 지양하고 정책으로 승부하는 등, 정치의 기본으로 돌아가 지방선거가 정치인들만의 잔치가 아닌 온 국민의 축제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평창 동계올림픽 역시 준비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이런 저런 논란거리로 인해,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국민들의 눈길, 발길을 돌려세운 건, 다름 아닌 선수들의 순수한 땀 그 자체였다. 가장 기본이 되는 스포츠맨십으로 돌아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인 것이다. 지방선거가 진정한 유권자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이 여기에 있지는 않을까?

김지영 청주시상당구선관위 홍보주임

한 사전에서는 스포츠맨십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훌륭한 스포츠맨십을 가진 선수는 공정하게 경기에 임하고, 비정상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 불의한 일을 행하지 않으며, 항상 상대편을 향해 예의를 지키는 것은 물론, 승패를 떠나 결과에 승복한다."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에게 진정 바라는 모습은 무엇인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90여 일 앞둔 지금,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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