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바람 봄 실어 향 따라오니, 찻물을 끓여야겠다"
"산바람 봄 실어 향 따라오니, 찻물을 끓여야겠다"
  • 서병철 기자
  • 승인 2018.03.19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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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톡톡톡] '도경방' 권진혁 제천 한국차문화박물관장
폐교였던 옛 제천 봉양초 봉남분교장 자리에 위치한 한국 차문화박물관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제천시 봉양읍 마곡리 옛 봉양초등학교 봉남분교장. 폐교였던 이 분교장에 동아시아는 물론 중국을 대표하는 보이차(茶) 등 다양한 차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제천에서 충주방면으로 38번 국도를 따라 가다 신동가스 맞은편 2차선 길로 접어들면 마곡 입구 삼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고갯길로 10㎞ 남짓 차를 몰면 수십년 된 전나무와 은행나무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폐교에 자리잡은 보이차 전문 '한국茶문화박물관'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 박물관에는 다음달 중국 공자 기금회 제남회의의 정식 인가를 받아 공자사상을 가르치는 '공자 학당'도 들어선다. 이곳에서 '보이차(茶) 예찬론자' 도경방(道暻坊) 권진혁(65·전 대원대학교 국제교류원장)관장을 만나봤다 / 편집자

'한국茶문화박물관'에 들어서면 '보이차(茶) 예찬론자' 도경방(道暻坊) 권진혁(65·전 대원대학교 국제교류원장)관장이 40여 년간 중국, 일본 등을 오가며 수집한 2천500여점의 찻잔과 차와 관련된 각종 도구를 접할 수 있다.

찻잔과 차호(자사호), 주전자 등 중국 고대와 근대의 차 도구들을 만날 수 있으며,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차마고도에서 재배 된 다양한 보이차도 맛 볼 수 있다.

권진혁 한국차문화박물관 관장은 잘못된 음주문화를 벗어나 차 문화로 인성과 힐링을 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관장은 1973년 대학 2학년 당시 일제 메이지 유신 때 제작된 무쇠주전자를 구입하면서 세계적인 차(茶)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보이차 향'에 매료된 시기는 1994년 세명대 재직 시 중국의 대학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중국을 왕래하면서부터였다.

보이차 '향'에 푹 빠진 권 관장은 대원대 국제교류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중국, 티베트, 일본 등 동아시아를 왕래하며 차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한국茶문화박물관'을 방문하면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희귀품을 구경 할 수 있다.

중국 소수 민족인 윈난성(雲南省) 나시족(納西族)의 동파(東巴) 상형문자가 그려진 화선지부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보이차까지 다양하다.

전시품 중 차를 우려낼 때 쓰는 그릇인 '자사호(紫沙壺)도 눈에 띄다.

장쑤성(江蘇省) 이싱(宜興) 지방에서 유일하게 생산되는 흙과 돌을 이용해 만든 '자사호(紫沙壺)'는 진귀한 도구

전시품 대부분은 '차 마니아'인 권 관장이 40여년 간 사비를 털어 손수 수집한 것이다.

간혹 중국의 지인들과 차마고도에 거주하는 현주민들이 기증한 희귀한 물품도 볼 수 있다.

권 관장은 박물관을 만들기 전인 2010년과 2012년 한·중 보이차 세미나를 개최하고, 2013년에는 제천과 단양에서 차 도구 전시회도 열었다.

중국 도자기 진품과 모방품도 전시해 관람객들이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세심한 신경도 썼다.

'愛茶興國 愛酒亡國(애다흥국 애주망국):차를 마시는 민족은 흥하고, 술을 마시는 민족은 망한다'는 글귀를 좋아하는 권진혁 관장.

권 관장은 "이제는 잘못된 음주문화에서 벗어나 차 문화를 통해 인성과 힐링으로 행복을 영위 할 수 있는 세대가 됐다"고 차 마시기를 권했다.

"차를 대할 시 까다로운 격식에서 벗어나, 형식에 메이지 않고 실리적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는 다도(茶道)가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편하게 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권 관장은 첫 물차를 구하기 위해 중국의 6대 차산을 돌아 다니며, 처음 생산된 보이차를 소포장으로 만들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유일의 보이차 전문 박물관인 이곳에서는 보이차를 무료로 맛볼 수 있다.

복도에는 '산바람 봄을 실어 깊은 향기 따라오니, 나는 내려가 차(茶)물을 끓여야겠다'는 권 관장의 문인화도 걸려 있다.

'한국茶문화박물관'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문을 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어른 8천원, 초·중·고생은 5천원이다.

다음달에는 이곳에 중국의 정식 인가를 받아 공자의 사상을 가르치는 '공자 학당'도 들어선다.

권 관장은 "한국차(茶)문화박물관이 중국 운남성 보이차협회 한국 대표처 인준으로, 공자 사상 인성 교육에 이바지 할 기회가 생겼다"며 "서울서 중국 공자 기금회 공자학당 해외지부와 한국 공자 학당 국제회의 개최 시 박물관을 방문해 현판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 권진혁 관장 인터뷰

"요즘 대부분 가정의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밥상머리 교육이 힘들어 인성교육이 부족합니다"

권진혁 관장은 "이제 찻상머리 교육으로, 가족끼리 마주 앉아 눈을 마주 치면서 차를 나누고 대화를 갖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들의 성공에 만 치중하는 바람에, 작은행복에 만족을 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놓치고 인생을 허비하는 경우가 허다 하다"고 아쉬워 했다.

때문에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글귀 '吾唯知足(오유지족):내가 오로지 만족함을 알자' 를 직접 쓰고, 서각을 해 박물관에 걸어놓고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경동고를 거쳐 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 말레이지아 링콕윙대학교 명예교육학 박사 등 화려한 교육 경력이 있지만, 지인들 사이에서는 '차박사'로 불린다.

서울에 살던 아파트까지 팔아 가며 제천 시골동네에 '한국차(茶)문화박물관'을 조성한 그는 "나는 차(茶) 배달꾼에, 학교 급사"라며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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