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15일 오후 수원 영통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03.15. / 뉴시스

6·13 지방선거에 도전하는 20~30대(이하 2030세대) 젊은이들이 늘어났다. 대전·청주^세종 등 충청권 지방선거에서 주목되는 것 중 하나가 여야를 떠나 2030세대의 현실정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의 경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유권자를 만나거나 출마 준비를 서두르는 2030 청년들만 2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 10명이 지방의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젊은 층의 출마선언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많은 청년들이 최악의 실업난으로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힘겹게 직장을 잡았어도 치솟는 집값에 내 집 마련도, 결혼도 여의치 않다. 하지만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건도 제한적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젊은 층의 억눌린 욕구가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들 젊은 층이 지방의회에 진출한다면 갑 질과 막말로 대변되는 지방의원들의 고질적인 병폐와 악습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방선거는 오랫동안 중장년층 기성세대의 전유물이었다. 사회적인 경력을 많이 쌓았거나 안정된 경제력을 갖춘 40대 이상의 정치지향적인 인물들이 주로 지방선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 후보중엔 젊은 층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대전의 경우 시·구의원 예비후보로 등록한 2030 세대는 시의원 2명과 구의원 6명 등 모두 8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4명으로 가장 많지만 자유한국당(2명), 바른미래당(1명), 정의당(1명)도 고르게 분포됐다. 직업도 다양하다. 대선후보 청년특보와 정당자문위원, 국회의원 보좌관, 정당인도 있지만 청년경제인포럼 대표로 활동하는 세무사, 프로골퍼, 시민단체 연구원, 사회복지사 등도 있다. 충북지역도 도·시·군의원에 도전장을 내민 30대가 9명이나 되며 20대도 도의원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세종시에는 37세인 고준일(더불어민주당) 세종시의회 의장이 시장 선거에 도전했다. 그는 "평균나이 36.8세인 젊은 세종시에 걸 맞는 중간세대로서, 부모님세대와 자녀세대를 잇는 연결고리역할을 할 수 있다"며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여 합리적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 생각 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무관심층으로 여겨지던 2030세대가 이번 지방선거에 대거 출마하는 것은 지난해 촛불혁명을 통해 현실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청년정책이 실패하면서 경제적 취약계층이 된 2030세대가 직접 지방정치에 뛰어들겠다는 욕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프랑스와 뉴질랜드등 30대에 국가수반이 된 지구촌 젊은 지도자 열풍도 청년들에게 자극이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도전에 의미를 부여하려면 각 정당이 '될성부른 떡잎'에 대해선 공천과정에서 배려하고 선거운동을 적극 지원해 지방자치에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기득권에 안주하고 포퓰리즘과 타성에 젖은 후보로는 지방자치가 발전하지 못한다. 참신하고 도덕적이며 능력을 갖춘 젊은 인재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지방자치가 체질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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