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경영난 겹쳐 '허덕'
체감경기 최악...숨통 기대로 북적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식재료값은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고, 음식값은 못 올리고, 장사를 할수록 빚만 늘고 있어요. 숨통이 좀 트일까 싶어서 운전자금 5천만원을 신청했어요. 장사 10년만에 처음입니다."(청주시 용암동 음식점 A사장)
"하루 14시간을 꼬박 일해도 수입이 계속 줄고 있어요. 열심히 일해도 한달에 250만~300만원 버니까 대학생 자녀에 부모님 모시고 사는데 생활이 늘 빠듯해요. 3년전에 2천만원을 지원받았는데 큰 힘이 됐어요. 아직도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다시 신청하려고 왔는데 중복지원이 어렵다고 하니 살길이 막막하네요."(개인택시기사 강명호씨)
"작년에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손님이 줄어 타격을 입었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크네요. 부가세, 소득세 등 세금으로만 한달에 200만원 넘게 내고 있어요. 신용카드 결제가 늘면서 카드수수료 부담도 적지 않고요. 장사한지 20년인데 많이 어렵네요."(청주시 수곡동 비빔밥집 곽모 사장)
20일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충북신용보증재단 사무실, '충청북도 소상공인육성자금'을 신청하려는 이들로 북적였다. 지난 1월 1차 신청에 이어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2차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첫날인 19일에 707건에 244억원, 둘째날인 20일 399건에 131억원이 접수되는 등 이틀만에 1천100건이 넘게 들어왔다. 지난 1월 1차 접수 때 5일간 1천904건에 620억원이 신청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5일간 받은 1차(1천159건 376억원) 2차(1천184건, 400억원) 때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경기불황 장기화에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의 최대폭으로 인상되면서 소상공인들의 경영난이 가중돼 정책자금으로 숨통을 터보려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됐다는 증거다.
충북신보는 올해 1~4차에 걸쳐 총 700억원의 융자금을 지원한다. 1차(1월) 250억원, 2차(3월) 150억원, 3차(5월) 150억원, 4차(8월) 150억원이다. 1차 때에는 1천904건 620억원이 신청돼 그중 842건 242억원에 대해 대출지원을 했다.
'충청북도 소상공인육성자금'은 경기침체에 따른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위해 충북도에서 금리의 2%를 이차보전 지원하는 자금이다. 대출한도는 업체당 5천만원 이내, 대출기간은 3년 이내 일시상환한다.
신보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신용조사, 보증심사를 거쳐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은행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청주 본점을 비롯해 충주, 제천, 음성, 옥천 등 4개 지점 등 총 5곳에서 접수를 받고 있다. 선정 결과는 다음주 중 통보할 예정이다.
충북신용보증재단 신용보증부 박정훈 차장은 "경기가 어렵고, 특히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등 소상공인들의 경영애로가 언론에서 부각되면서 정책자금 신청이 더 늘어난 것 같다"면서 "음식점, 슈퍼마켓, 도·소매업 등 생계형 업종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