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18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03.18 / 뉴시스

지구촌의 겨울 스포츠 축제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대한민국 평창으로 선정한 게 2011년 7월 이었으니 꽤 시간이 흐른 뒤에 지구촌의 겨울 축제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이전에도 두 번씩이나 탈락하는 고배를 마신 뒤의 선정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기뻐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열리기 불과 한두 달 전에도 분단국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우려하며 자국 선수를 파견하지 않을 것 같은 발언들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무리가 있긴 했지만 남북한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구성하며 북한의 참여가 확실시 되었고 개막식에는 북한 선수와 우리 선수가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기도 했다. 북한의 고위층 인사들과 함께 응원단과 예술단이 경기장과 공연장에서 그들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려 애쓰는 모습을 볼 수도 있었다. 그들의 기계적인 응원 모습이 미국의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희화화되기도 했지만 우리 국민의 그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전처럼 신기해하지는 않는 것 같았고 동포로 바라봐 준다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이어지는 중계방송을 보며 열광했다. 개막식 입장권 가격이 A석 1백5십만 원이고 D석이 22만 원인데도 빈자리를 찾기가 어려웠고 쇼트트랙 경기장의 입장권은 A석이 55만원이나 했는데도 만원이었다. 지난 11월이 끝나갈 무렵만 해도 입장권 판매 부진을 우려했지만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마무리하며 그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 냈다. 우리는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이웃의 필부들이 힘을 모아 극복해 나갔던 것처럼 이번의 동계 올림픽 또한 자원봉사자들의 커다란 희생으로 치러진 대한민국의 잔치였다. 그 들의 희생과 봉사는 경기장에서 조차 대접 받으려 하는 정치인들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랐다.

우리는 연일 이어지는 선수들의 열띤 경쟁에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기가 규칙과 공정한 판정으로 승자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심판의 주관적 판단으로 점수의 높낮이가 결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게 보통이다. 우리의 정치권도 그래야 한다. 규칙을 공정하게 정해야 한다. 여당일 때 야당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야당일 때 여당이 되는 경우를 생각하고 규칙을 정한다면 그나마 공정한 규칙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인들은 우리 국민이 과거를 잘 잊는 국민이라고 믿는 것 같다. 지금 당장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헌법 개정만 해도 그렇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행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집중되는 대통령제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며 개헌을 주장했었다. 제발 역지사지의 자세로 미래의 대한민국을 그리며 헌법 개정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30년 전에는 하계 올림픽이 대한민국에서 열렸다. 그때 우리는 세계만방에 대한민국의 존재를 확실히 알리는 계기로 만들었고 이번 동계 올림픽을 통해서는 우리의 문화와 더불어 우리의 첨단기술을 전 세계에 선보이며 스마트 올림픽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우리 모두는 이를 자랑스러워했다. 불안한 나라라고 했던 대한민국에 역대 최대 규모인 92개 국가가 참여했고 2천920명의 선수가 기량을 뽐낸 대회였다. 패럴림픽 또한 역대 최대 규모인 49개국 567명의 선수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성공 드라마를 펼쳐보였다. 그들의 외침은 많은 이들을 감동케 했다. 한국은 처음으로 패럴림픽에서 금메달 하나와 동메달 둘을 획득하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이룬 결과이기에 더욱 빛났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우리의 정치인이여, 올림픽을 보았다면 깨달아야 한다. 피나는 노력없이 얻을 수 있는 메달이 세상에는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치권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 할 시스템과 지원이 얼마나 중요하고 간절한 것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훌륭한 평창 올림픽이 진정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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