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과 향은 기본, 지역명칭 붙인 이름 친근감 'UP'

'더키크래프트' 직원이 수제맥주를 따르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사람들의 기호가 다양해지면서 수제맥주가 인기다. 기존의 국내 맥주 맛에 싫증을 느낀 젊은층들이 새로운 맛과 다양한 풍미가 특징인 수제맥주에 눈을 돌리면서 수제맥주시장이 성장세를 띄고 있다.

청주지역 대표적 수제맥주집인 '더키크래프트'(청주시 산남동) 조덕기 대표를 만나 수제맥주의 매력과 특징, 향후 가능성을 들어봤다. / 편집자


#직지·한화이글스 지역키워드 접목

대동강 페일에일 맥주(왼쪽)와, 직지스타우트(오른쪽) / 안성수

수제맥주란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전통적인 방식이나 자체 개발한 레시피에 따라 만든 맥주를 말한다. 저온살균으로 효모를 제거한 기성맥주와 달리 살균처리를 하지 않아 효모가 살아있고, 제조법에 따라 깊은 향과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더키크래프트(THE KEY CRAFT BEER)' 조덕기 대표는 "기성맥주에 식상함을 느낀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을 찾으면서 수제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양조장에서부터 소비자의 입에 닿을 때까지 효모가 살기 좋은 2~4도를 유지해 수제맥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체 레시피로 양조장에 의뢰해 '더키크래프트'만의 맛을 가진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다.

'더키크래프트'의 수재맥주 메뉴판 모습. 젊은층의 기호에 맞게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준비돼있다. / 안성수

조 대표는 "직지스타우트, 산남동필스너, 한화이글스IPA, 더키바이젠 등이 매장의 대표적인 수제맥주"라며 "직지와 산남동, 한화이글스 등 청주와 연관된 단어들을 사용해 수제맥주에 이름을 지은 것이 지역 소비자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국 시카고 지역맥주인 '구스아일랜드(GOOSE ISLAND)'처럼 청주만의 지역맥주를 널리 알리고 것이 목표"라며 "청주만의 수제맥주가 국내 널리 퍼진다면 청주를 알리는 데에도 일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수제맥주 vs 기성맥주

주류 수입이 계속 증가하면서 올해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수입맥주를 살펴보고 있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입액은 9억2160만달러로, 한화(17일 환율기준)로는 9944억원을 기록했다. 2018.02.18. / 뉴시스

현재 국내주류회사가 출시하고 있는 맥주는 모두 라거(Lager) 계열이다. 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 라거(Lager)계열과 에일(Ale)계열로 나뉘는데 라거는 5~10도 낮은 온도에서 바닥에 가라앉는 하면발효 효모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목넘김이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에일은 15~25도의 높은 온도에서 탄산과 함께 위로 떠오르는 상면발효 효모로 만들어져 깊은 향과 풍부한 맛을 낸다. 여기에 다양한 홉, 맥아 등을 첨가해 보다 다양한 종류의 수제맥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에일맥주는 재료와 제조방법에 따라 '페일에일', '스타우트, 'IPA' 등으로 불린다. 밀을 원료로 써 부드러운 거품과 은은한 과일향이 나는 '바이젠', 오렌지·감귤·청포도의 과일향기와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대동강 페일에일'이 특히 인기다.

조 대표는 "국내 100여 개의 양조장들도 각자 잘 만드는 수제맥주 종류가 있기 때문에 수제맥주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거래를 늘려가고 있다"면서 "유통 시 항상 맛을 체크해 조금이라도 맛이 변하면 거래업체를 바꾸는 등 '맛'에 항상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키크래프트'의 단골로, 평소 수제맥주를 즐겨 마신다는 직장인 김기영(34)씨는 "이제껏 먹어왔던 맥주는 그저 시원하게 먹었다면 수제맥주는 다양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어 마시는 게 너무 즐겁다"면서 "여기 와서 수제맥주의 종류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 향후 전망은

조덕기 '더키크래프트' 대표가 자신이 만든 맥주를 들어보이고 있다. / 안성수

수제맥주 시장은 국내 주류 시장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4조원을 육박하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 시장은 약 200억원으로 일반 맥주시장의 약 1%에 불과하지만 3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조덕기 대표는 "해외여행이 늘면서 수입맥주를 접하는 이들이 늘었고 '체코', '독일', '이탈리아' 등의 수입맥주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고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보게 됐다"면서 "수제맥주 붐이 일고 있는 미국의 경우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제맥주의 비중이 15%에 달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이 정도는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지난 2016년 오픈부터 현재까지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해왔고, 성수기인 5~10월에는 월 매출 4천만~5천만원을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의 또 하나의 목표는 청주에 '더키크래프트'만의 양조장을 만드는 것이다. 청주만의 수제맥주를 만들고, 널리 알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청주 서문동에서 태어나 청주에서만 30년간 외식업에 종사해왔다"면서 "청주 토박이로서 우리 지역에서 만든 청주만의 수제맥주를 널리 알리고 싶고, 현재 협의중인 군산, 대전, 대구 등에 프랜차이즈점을 열어 타지역에 '청주 수제맥주'를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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