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기승 발암성 물질 포함 심각 수준
식약처 인증 마스크 구입 약국·편의점 북적
전문가들 "외출시 착용 필수·야외활동 자제"

환경부의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 적용으로 강화된 미세먼지 예보기준이 도입된 27일 충청권 전역에 또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보이면서 청주지역 실외 근로자와 외출에 나선 시민들이 마스크에 의지한 채 종일 답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육거리시장 노점 상인, 백화점 주차요원, 시내버스 운전기사, 테니스 동호회 회원, 퀵 서비스 배달원, 교통경찰)/신동빈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9살 딸과 6살 아들을 둔 김미희(35·여)씨는 수 일째 아이들의 외출을 자제시키고 있다.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다녀온 나들이에서 호흡에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유치원에 연락해 당분간 막내를 등원시키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초등학생 딸에게는 등굣길 마스크를 꼭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김씨는 "지난 주말 야외활동을 한 다음 목이 답답한 느낌을 받게 됐다"며 "미세먼지가 연일 심각수준을 넘고 있어 야외활동을 없애고 집에 있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24·여)씨도 학교 수업에 앞서 약국에 들렸다. 불안한 마음에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미세먼지를 막을 수 있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약국에 들렸는데 식약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에 비해 비용이 비싸 부담된다"며 "그렇지만 내 건강을 위해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구매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충북 도내 연일 '조용한 살인자'로 불리는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도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 현재 충북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9㎍/㎥로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도내 전역에 퍼져있는 이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성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 1군으로 분류돼 폐암의 발생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몸의 면역 기능도 떨어뜨린다.

특히 입자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는 한번 유입되면 체외 배출이 어려워 기관지나 폐에 쌓이게 되며 비염, 중이염, 기관지염, 천식 등을 유발한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시 호흡기뿐만 아니라 심혈관, 안과 질환 등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노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강민규 충북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각한 경우 직접적인 노출을 피하기 위해 야외활동 및 운동을 자제해야한다"며 "외출시에는 반드시 미세 입자를 거를 수 있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집에 들어가기 전에는 꼭 옷에 붙어있는 미세먼지를 털고 얼굴, 목, 팔, 손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출을 하지 않더라도 비교적 미세먼지의 농도가 낮아지는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에 창문을 열고 실내를 환기시키는 것이 미세먼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좋다"고 덧붙였다.

더구나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위험성이 알려지며 식약처에서 인증한 보건용 마스크를 찾기 위해 가까운 편의점, 약국 등을 찾는 사람들의 수도 많아졌다.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GS25편의점의 마스크 매출은 전주 동기대비 637.4% 증가했으며 CU(씨유)편의점은 511%, 세븐일레븐은 619.7% 늘었다.

대학약국 천승원 대표는 "미세먼지의 유입을 막을 수 있는 KF80이상의 마스크들을 찾기 위해 약국에 문의하는 고객들이 체감상 평년보다 배이상 늘었다"며 "이 마스크들은 일반 마스크들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효과는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업체들도 다양해져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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