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서인석 국장겸 괴산·음성주재

지난해 4월27일 미 워싱턴주 시애틀의 아마존고 가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아마존은 22일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계산대가 필요없는 점포를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개장한다. 아마존은 이미 1년여 전에 이러한 점포 구상을 밝혔지만 계속 지연돼 오다 22일 마침내 개장하게 됐다. 2018.1.22 / 뉴시스

전자 상거래 업체로 유명한 미국의 아마존이 지난 2016년말 충격적인 일을 벌였다. 온라인 전자상거래 업체가 오프라인으로 진출한 것은 둘째치고 계산대가 필요없는 자동화오프라인 식료품점인 아마존 고(Amazon Go)를 런칭한 것이다.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에 첫 매장을 오픈한 아마존 고는 고객이 매장에 들어서면 아마존 모바일 앱 계정의 QR크드를 스캔한뒤 진열대에서 상품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인식해 앱 카트에 담겨진다. 별도의 계산대 없이 출구로 나오면 고객이 모바일 앱에 등록한 신용카드로 자동결제되는 방식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커피숍을 비롯 패스트푸드, 주유소, 편의점, 식당(무인주문기·무인 카운터운영), 유통업, 은행의 무인점포, 영화티켓팅, 주차, 계산, 안내 등에서 무인화 서비스를 많이 볼수 있다. 이는 정보통신의 발달과 함께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곧 도입될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무인화가 대세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즉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유통업계도 무인화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즉 대형마트는 셀프계산대(SCO·Self Check Out)를 도입하고 편의점은 무인점포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마트는 지난 1월 서울 성수·왕십리·죽전 등 수도권 3개 점포에 셀프계산대를 설치했다. 셀프 계산대는 상품 바코드 스켄, 결제수단 선택, 카드삽입, 영수증 출력 등 셀프 주유소에서 하는 것 처럼 일련의 결제과정을 고객이 스스로 실행 할 수 있게 하는 설비다. 롯데 마트도 지난해 4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점을 열면서 셀프계산대를 도입했고 현재 4개 점포에서 총 40대를 운영중이다. 올해 안에 40여개 점포에 10대씩 400여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지난 2005년 셀프계산대를 처음 선보인 이래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점점 더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전국 88개 대형마트와 4개 슈퍼마켓 등에서 39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들도 무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는 현재 전주교대점, 서울조선호텔점 등 6개의 무인점포를 운영중이다. 이마트24는 상반기 안에 2∼3개 점포를 추가로 더 열 계획이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5월 서울 롯데월드타워에 국내 최초의 무인편의점을 개점했으며 CU는 올 상반기에 무인편의점 시범운영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통업계 무인화 바람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인건비 상승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미국 노동통계청이 발표한 자동화로 실직 확률이 높은 직업군은 상점점원을 비롯 계산원, 보안직원, 안내데스크, 버스운전자, 식당·카페직원, 텔레마케터, 제빵사, 경리직원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도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6∼2030년 4차산업혁명에 따른 인력수요전망'을 보면 매장판매, 운전·운송, 청소·경제 등의 직업군이 속한 산업군에서 80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서인석 국장겸 괴산·음성주재

이처럼 모든 산업에서의 무인·자동화 바람은 곧 실직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시대에 무인화 바람은 더 큰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 즉 혜택을 보는 사람과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시장의 급격한 변화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문제를 차분히 준비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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