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예술의 전당'이 '전설의 고향'될라
이러다 '예술의 전당'이 '전설의 고향'될라
  • 중부매일
  • 승인 2018.03.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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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청주 예술의전당 / 중부매일 DB

한국문화예술의 자존심을 공연과 전시장소성 관점에서 보면 감히 '예술의전당'이라 말할 수 있다. 서울에도 대전에도 청주시와 김해시에도 같은 이름의, 이른바 '예술의전당'이 있다. 서울 우면산 자락에 위치한 예술의전당은 이미 80년대 말에 개관했으니 30여년의 역사를 가졌다. 독일이나 프랑스나 중국이나 일본처럼 독립기념관이나 전쟁에서의 승리나 추모 등의 공간이 있듯이 문화와 역사와 예술을 국가주의적이거나 권위주의적 입장에서 정치에 이용하고자 전두환 정부 시절에 계획되고 건립된 것이 예술의전당이다. 여기서 필자는 각국의 예술의 전당과 같은 건축물의 건축양식이나 기준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공유재산법 기준의 시설인 전당들이 고유한 시설 기준에 맞게 그리고 설립 목적에 어울리게 운영되고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각 도시의 예술의 전당들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었기에 독립법인이자 독립 경영체로서 편의시설 운영에 대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가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아직도 독립적운영체제도 아니고 독립법인과 전문가에 의한 운영방식이 아닌 상태로 지방자치의 공무원(문예운영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 있다. 청주의 예술의 전당이 그렇다. '공유재산법'의 목적은 '공유재산 및 물품을 보호하고 그 취득, 유지, 보존 및 운용과 처분의 적정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공유재산법' 제3조 2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 처분의 기본원칙)에 의하면 4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이익에 맞도록 할 것이며, 두번째는 취득과 처분이 균형을 이룰 것, 세번째는 공공가치와 활용가치를 고려할 것, 네번째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절차를 따를 것으로 명시돼 있다.

모든 예술의전당은 국가나 지자체의 문화예술센터이므로 공유재산이다. 즉 공유재산은 국민이나 시민 전체의 이익에 맞도록 운영되어야 하고 공공가치와 활용가치가 고려되어야 하며 나아가 활용가치보다 공공가치가 우선되어야 할 공간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2340석의 오페라 극장과 675석의 토월극장(중극장), 255석에서~612석까지 변형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인 자유소극장이 있었으나, 지금은 CJ그룹의 후원으로 1004석의 CJ토월극장으로 변화했다. 이밖에도 한가람미술관(9개전시실)과 서울서예박물관 (챔프홀, 상설전시실, 현대전시실, 아카이브, 아카데미) 음악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중예술인들에게는 지극히 제한적으로 무대가 개방되고 있어서 시민들의 정서나 취향과는 동떨어진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그렇다고 해서 오페라와 같은 서양의 고급예술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이 또한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CJ나 IBK기업은행과 같은 '메세나'자본을 끌어들임은 자본을 위해서 예술을 이용하라는 것이 아니라 시민적 편익과 예술적 향유를 증대시키는데 이들을 활용하라는 것이 아닐까. 한편 청주 예술의전당은 1995년 설립되어 지금까지 복합 공연장으로 운영되어 벌써 23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청주예술의 전당은 1493석의 대공연장과 710석 규모의 청주아트홀, 대전시실(897.84평방미터)과 2개의 소전시실, 그리고 소극장과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4개의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면서도 꼭 집어 말하자면, 그동안 설립목적을 아랑곳하지 않는 운영방식의 불합리가 있다. 청주 예술의전당의 운영방식은 청주시청 '문화예술체육국' 산하의 '문예운영과'에서 직영하고 시설관리공단에서 시설물을 관리하는 형국이다. 인구 100만을 바라본다는 대도시의 경우에서 유일한 사례다. 더욱이 2020년 대한민국 대표문화도시 반열에 진입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면 청주시도 예술의전당 운영방식에 있어서 서둘러 변해야한다. 설립취지와 달리 23년 동안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입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외부대관신청이 오면 그 일만이 내 일이다 하지는 않았는지, 이른바 구시대 방식에 머물러있는 현실은 아닌지. 불합리한 것은 고치고 시민문화예술의 향유에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혁신하고자하는 의지와 실제적 방법을 적용할 시기다.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운영방식으로의 변화가 없다면 서울이나 청주나 '예술의전당'은 소복입은 긴머리 여인이 한밤중에 나타난다는 클리세가 정형화된 '전설의 고향'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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