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엄길청 경제평론가·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미-중간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크게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26포인트(3.18%) 내린 2496.02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1.94포인트(4.81%) 내린 829.68에 장을 마감한 23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 9.5원 오른 1082.68원에 마감했다. 2018.03.23. / 뉴시스

올 1/4분기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투자시장은 상당한 혼돈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혼돈의 시작은 미국의 주가와 금리인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주가는 2월 이후 조정을 수반한 상승유지 국면을 보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기준금리를 1.75%로 인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여러 가지 판단이 교차하게 되는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의 금리인상은 과연 미국의 경기회복을 과열로 보고 한 것인지, 아니면 증시의 금융투자가 어느 정도를 넘어 자금들이 실물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을 의식한 것인지, 아니면 가상화폐 등의 공격을 받게 된 금융시장을 다시 제도적으로 관리하려고 한 것인지 판단이 쉽지가 않다.

미국의 고용·투자지표를 보면 경기가 정점을 이룬 것은 알만한 사안이다. 그러나 주요 교역국가들과 마찰을 불사하며 관세장벽으로 무역수지 적자를 고치려 하고 미국으로의 생산기지 회귀를 더욱 추진하고 있는 모습은 아직 미국 수출경제가 불안정하다는 증거다. 게다가 유럽연합이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서 회복이 완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미국 사정만 생각하고 금리를 올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매우 복합적인 탐색적 매수세의 분산이 결국 미국의 금리인상을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생산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원자재 가격들이 장기간의 약세를 벗어나 반등상황으로 돌아서는 것을 의식한 것일 수도 있다. 국제 유가와 구리가격과 니켈 등의 가격이 장기 바닥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다시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는 상황까지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 후반에 와서 그 움직임이 더욱 예민한 관찰을 하게 한다. 유가나 구리가 여기서 더 저항선을 치고 나가면 상당한 후속 대기 매수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글로벌 주가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대체로 원자재 가격은 금리가 오르면 생산원가 인상으로 오르기도 하고, 대신 미래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리기도 하지만, 이번 일은 인상의 배경을 가진 요소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4월의 글로벌 증시는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보아 아직 글로벌 경제가 안심할 정도로 견고하지는 않다. 그래서 미국·독일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크게 흔들리면 금리인상은 상당히 먼 뒤로 넘어갈 수 있다. 따라서 일단 3개월이나 6개월 정도의 미국·독일의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예감되는 현물의 위험을 관리하면 좋을 듯하다. 이런 와중에 스웨덴이 블록체인으로 부동산거래를 하고 등기까지 하는 정부시스템을 만들고 있어 주목을 끈다. 스웨덴 등기청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해 부동산 거래와 등기와 명의이전을 하는 절차를 수행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지금은 수개월이 걸리는 등기이전 절차가 몇일로 단축되고 서류와 거래의 위변조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장점이 있다. 이미 스위스가 비트코인의 부동산거래를 인정한 상황에서 스웨덴이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는 것은 이들 국가들이 부의 이탈을 막기 위한 선제조치로 보여 진다.

엄길청 경제평론가·경기대 서비스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이 역시도 글로벌 투자시장이 그동안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집중된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파생시장, 암호시장 등으로 분산되어 가는 과정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 조금씩 살아나는 유로화의 달러화 대비 상승반전이 나타나주면 다시 독일 주가 등이 살아나면서 글로벌 시장은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의 안정된 포트폴리오로 보완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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