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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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시던 분이 갑자기 그만두신다고 통보할 때는 당황스럽죠." 충북도내 한 가맹경기단체 관계자의 푸념이다. 최근 도내 일부 경기단체 회장들이 앞다퉈 사의를 표명하며 수장의 자리가 공석이 됐다. 조직의 중심을 잡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회장이 공석이 된 협회들은 회장대행 또는 공석체제로 운영하고 있지만 정상화까진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과거 경기단체의 회장은 '명예직'으로서 스펙쌓기에 적합했다. 그러나 경제불황이 오랜기간 지속되며 이 같은 이점들이 많이 희석됐다. 오히려 '발전기금'이라는 명목아래 수 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의 '기탁금'을 내야 하는 회장들로선 부담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때문에 현재는 상당수 경기단체 회장들이 '사업가'들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들 조차도 발을 빼기 위해 후임 회장을 물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 회장의 선출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몇몇의 단체들은 적임자를 찾지 못해 수개월째 공석·대행체제로 운영중이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기자

이는 비단 비주류 종목으로 구분되는 단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태권도, 유도와 함께 3대 투기(鬪技)종목으로 알려진 검도 마찬가지다. 충북검도회는 8개월째 김국환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고규철 전 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자리를 내놓은 후 줄곧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장직을 맡을 만한 인사를 물색하고 있지만 대부분 손사래를 치는 등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에 각 경기단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우리회장님 지키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일각에선 협회와 지역 체육계 나아가 지역 발전을 위해서라도 경기단체 회장 물색에 지자체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미 '명예직'이라는 인식보다 '봉사직'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버린 경기단체 회장의 자리를 누구도 달갑지 않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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