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교육청 전경 / 중부매일 DB

충북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학교흡연예방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 흡연율이 세계최고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학교흡연예방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담배의 유해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담배 연기에 입자상으로 포함된 니코틴, 기상에 함유된 이산화탄소가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폐, 인두, 구강, 후두, 식도, 위, 방광, 신우, 요관, 췌장 등의 암, 허혈성 심질환, 뇌혈관질환, 만성폐색성 폐질환, 저출생체중아 및 유^조산 등 만병의 근원이 된다. 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폐암이나 허혈성 심질환, 호흡기질환, 유유아(乳幼兒) 돌연사증후군 등의 원인이 된다.

최근 20대 초반의 남편이 보험금을 노리고 일본 신혼여행 중 니코틴 액상을 주입해 10대 후반의 부인을 살해한 엽기적인 사건은 담배가 얼마나 독성이 강한지 알려주는 사례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흡연자는 5명 중 1명꼴인 11억 명에 달하며, 매년 350만 명이 흡연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WHO는 또 오는 2020년에는 흡연자 비율이 전체의 12%를 넘어서 매년 1천만 명이 희생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교통사고, 자살, 분쟁학살 등에 의한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린이 중 2억 5천만 명이 흡연으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청소년 흡연으로 인한 폐해가 이정도 라면 교육당국은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야 한다. 세계 각국의 흡연율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남자의 흡연율은 68.2%로, 미국(28.1%), 영국(28%), 독일(36.8%) 등 선진국에 비해 2배 정도 높았다. 무엇보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되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흡연으로 건강을 잃거나 심지어 만성질환으로 사망에 이른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 때문에 충북교육청은 지난 3년간 학교흡연예방사업에 41억3천322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주로 학생과 교사대상 금연프로그램과 학교흡연담당자 연수에 쓰였다. 하지만 투자대비 효과는 형편없이 떨어졌다. 충북 31개교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한 결과 3년간 고작 82명이 감소했다. 충북교육청은 3년 만에 흡연율이 6.1%로 낮아졌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효율성을 따져보면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더구나 정신없이 바쁜 새 학기에 연찬회라는 이름으로 각급 학교 교장과 교육지원청 과장들을 불러 웬 종일 흡연교육을 시키는 것도 재검토돼야 한다.

10대에 흡연에 길들여지면 사망할 확률이 50%, 절반은 정상적 수명보다 평균 22년이 단축된 70세 이전에 사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금연을 할 경우 건강 회복효과는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성인들보다 청소년 흡연이 늘어난다는 통계는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다만 소중한 혈세를 들여 학교흡연예방교육을 하려면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청취해 예산만 잡아먹는 구태의연한 프로그램 대신 획기적인 금연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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