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김미희 음성 삼성중학교 수석교사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겨울 혹독한 추위를 이겨낸 봄은 이제 거침이 없다. 은은하게 오는 봄을 꽃샘추위도 막을 수 없다. 바람이 불고 비가 흩날려도 들녘은 생동감이 움튼다. 손톱만한 떡잎으로 비집어 나와 희망을 알리는 봄이 경이롭다.

조용하고 은근한 변화의 조짐이 아름답다. 생명을 잉태한 만삭의 곡선이 신비롭듯 봄의 조용한 움직임을 보는 가슴에 놀라움과 기쁨과 환희가 벅차오른다. 행복씨앗 학교인 삼성중학교가 그렇다. 행복한 웃음꽃을 피우는 혁신의 희망이 오늘도 움트고 있다.

한 분야에 10년을 종사하면 달인이라고 한다. 빵을 10년 만들면 저울 없이도 밀가루 양을 재는 것이 능숙해지고, 감별사는 눈을 감고도 정확하게 알 수 있으며, 기계를 만지든 사람을 다루든 10년의 경력이면 달인이라고 불러도 충분할 만큼 능숙하고 노련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리의 달인, 청소의 달인, 도배의 달인 등 생활의 달인을 우리는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도 10년이 지나면 수업의 달인, 담임의 달인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고 자연스러워야 하는데 교사를 달인이라고 부르기에는 무언가 부끄럽고 석연치 않다. 교직경력 30년이 넘었어도 수업의 달인이라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 수석교사가 되어 삼성중학교에 첫발을 내딛었다. 규모가 작은 시골중학교 교사들의 평균연령도 낮은 편이었다. 수석교사로서의 역할이 녹녹치 않을 거라는 우려가 저절로 생겼다. 섣부른 편견이었다. 경험하지 못했던 협력과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학교임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삼십 년의 교육 경력이 무색해지고 신규교사가 된 듯 매일 매일이 새로운 경험이었다. 새싹처럼 싱싱하고 패기 있는 젊은 교사들의 행복 씨앗 열매를 잉태하려는 분주함에 휩쓸려 저절로 신규교사가 되었다.

프로젝트 중심 수업 디자인, 협력 수업 전개, 교과 연계 평가 등 수업 전문성 신장을 위한 노력과 실수를 서로 다독이면서 학교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배움터가 되었다. 성취5품 삼성 청소년 해외 교육문화 탐방, 국토사랑 생태환경 체험학습, 하늘땅 별땅 천체관측 지질 답사, 학급별 테마 활동, 나의 꿈 발표대회, 맞춤형 진로 체험 등의 행사 또한 교사들의 협력과 긍정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교육활동이었다.

김미희 음성 삼성중학교 수석교사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산이 높아야 골이 깊어진다. 작년에 파종한 행복씨앗에서 올해도 새롭게 움트는 희망의 새싹을 보면서 고생스럽게 겪어낸 지난해를 위로해 본다. 단위학교에서의 생활지도와 학습지도는 협력과 상생으로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는 깨달음. 수석교사가 되어, 삼성중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얻은 수확임을 자부해 본다. 또한 함께 노력한 교사들 모두가 수업의 달인이라 스스로 당당하게 뽐낼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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