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공약 그리고 지방자치
봄꽃, 공약 그리고 지방자치
  • 최동일 기자
  • 승인 2018.04.05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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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진단]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1일 부산 강서구 맥도생태공원 낙동강변 30리 벚꽃축제 행사장에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자전거동호외원 등이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홍보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2018.04.01. / 뉴시스

봄은 꽃의 계절이다. 겨우내 움추렸던 생물(生物)들이 기지개를 펴는 시절을 맞아 며칠전부터 청주 무심천 벚꽃소식이 들려오면서 나들이 인파와 벚나무 가로수가 만든 꽃대궐 풍경이 눈에 띄고 있다. 이 즈음을 대표하는 벚꽃은 화려하지만 짧은 생으로 세월의 무상함을 전해주면서, 많은 이들의 사랑속에 비슷한 삶의 궤적을 표현하는데 자주 쓰인다. 반면 화려함을 덜 하지만 연중 꽃망울을 피우는 꽃들도 벚꽃만큼의 요란함은 없지만 한결같이 우리곁에서 조용하게 은근하게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매력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 시계가 시간이 갈수록 빨라지면서 후보자들의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출마한 지역을 보다 풍요롭고, 살기좋게 만들겠다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말의 성찬(盛饌)'을 펼치고 있다. 한반도 전역이 미세먼지에 뒤덮였던 얼마전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미세먼지와 관련된 공약이 일제히 발표됐다. 하지만 이들을 살펴보면 다 '그밥에 그나물'로 새로울 것도, 차별화된 것도 거의 없는 수준이다. 주민들의,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을 적절한 시기에 거론하는 것은 어찌보면 선출직에 나선 이들의 책무겠지만 문제는 하나마나한, 남들을 따라하는 공약발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선거때마다 넘쳐나는 공약들을 보면 봄날 온 천지를 화려하게 치장하는 꽃잔치가 연상된다. 듣기 좋고, 뜻도 좋은 말의 잔치속에 우리 삶을 더 좋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약속들이 눈과 귀를 현혹시킨다. 그러나 찰라의 시간이 지나면 한줄금 빗방울에 화려함은 지고 거센 봄바람에 탐스럽던 꽃부리들이 낱낱이 흩어지는 것처럼 화려함에 가려진 실체를 확인하고 살펴보는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없다. 허망함으로 끝날 공약이라면 겉포장보다는 큰 틀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어떻게 접근하고 실마리를 찾을 것인지, 문제 해결에 꼭 필요한 것은 어떤 것인지를 살펴서 내놓고 유권자들의 공감과 동의를 얻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시작전부터 '개헌'이라는 짐을 진채 출발했다. 지난 대선에서 약속됐던만큼 먼저 정치권에서 '짐'을 나누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어야 하지만 아무런 진척도 보이지 못하자 국민들이 나서서 짐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결국 개헌에 대한 분명한 답안지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선거시계는 속절없이 돌아가고 출마자들의 선거행보는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새로운 지방분권의 시대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개헌 시계가 늦어진다고 해서 이같은 과제를 다음으로 미룰 수는 없다. 이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출마자 개개인의 역량과 생각을 살펴봐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최동일 부국장겸 정치부장

당장은 더디지만 '자치분권'을 담은 개헌은 이제 시간문제다.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이들도, 관심조차 없던 이들도 지금보다 자치권이 강화된 지방분권 시대를 맞게된 것이다. 따라서 지방과 중앙을 떠나 정치의 밑바탕인 헌법을 통해 '자치분권'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생활정치의 현장인 지방정부의 수장이 되겠다면 이에대한 준비와 생각, 비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각 지역 지방정부의 최고 수장인 광역단체장이라면 더 더욱 그러해야 할 것이다. 이제 6·13 지선이 70일도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헛된 공약 만들기에 시간과 노력을 쏟기 보다는 미래와 지역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에 좀더 많은 공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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