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올 比 2~3배 비싸 카센터 '무료 서비스' 사라져
택시·화물차 등 장시간 운전자 알코올향에 두통 호소

유해성 논란으로 판매가 금지된 메탄올 워셔액을 대신해 에탄올 워셔액이 유통중이다. 에탄올 워셔액은 인체에 무해하고 와이퍼 부식이 적지만 알코올 냄새가 있다. 한 운전자가 에탄올 워셔액을 차량에 붓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유해성 논란으로 판매가 금지된 메탄올 워셔액을 대신해 에탄올 워셔액이 등장했지만, 알코올 특유의 냄새에다 가격도 2배 이상 비싸 소비자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특히 봄철 미세먼지가 심해 워셔액 사용이 잦은데다가 기온상승으로 차량 창문을 열어놓는 경우가 늘면서 에탄올 워셔액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존의 메탄올 워셔액은 유해성분이 운전자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개정을 통해 올해 2월부터 판매 및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메탄올은 7~8㎖만으로도 실명할 수 있는 독성물질로, 소량 흡입만으로도 중추신경 마비, 시신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어는 점이 낮아 영하 25도에서도 얼지 않아 워셔액 주원료로 사용돼왔다.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진 에탄올 워셔액 제품에도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하는 경고문구가 쓰여져 있다. / 김미정

이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통되기 시작한 에탄올 워셔액은 인체에 무해하고 와이퍼 부식이 적다. 하지만 메탄올 워셔액에 비해 가격이 두배 이상 비싸고, 알코올 향이 심한 것이 단점이다. 워셔액을 분사하면 에어컨, 히터 등의 공조장치를 통해 차량내부로 냄새가 유입돼 코를 찌르기 일쑤다.

특히 택시, 화물차 등 장시간 운전자들은 에탄올 워셔액의 알코올 향에 대한 두통 등을 호소하고 있다.

청주에서 20년째 개인택시를 운영하는 이운제씨는 이 알코올냄새로 인해 코가 예민해졌다. 이씨는 "하루 10시간씩 운전을 하는데 요즘은 미세먼지가 심해서 평소보다 더 자주 워셔액을 사용한다"면서 "워셔액을 뿌릴 때마다 알콜냄새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에탄올 워셔액 가격이 고가이다 보니 카센터, 차량점검소 등에서 무료로 넣어주던 서비스도 사라졌다.

또 다른 택시기사는 "수시로 차량점검을 받을 때마다 카센터에서 무료로 워셔액을 넣어줬는데 이제는 비싸져서 넣어주지 않더라"고 귀띔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중인 에탄올 워셔액 제품. / 김미정

일각에선 에탄올의 화기 취약점도 지적하고 있다.

청주 내수에서 25년째 카센터를 운영하는 이종택 사장은 "워셔액이 소모품이다 보니 차량에 여유분으로 갖고 다니는데 에탄올 워셔액의 경우 폭발력이 강해 차량화재가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탄올의 인체무해에도 불구하고 제품 겉면에는 경고문구가 게재돼있다. 제품에는 "마시면 치명적이거나 실명할 수 있다", "화기를 가까이 하지 말고 흡입하거나 마시지 말라", "피부 및 눈에 접촉하지 말라" 등이 쓰여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내 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 등 대형마트에는 지난해부터 메탄올 워셔액을 전면 회수하고 에탄올 워셔액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대는 2리터 기준 보통 4천~5천원대로, 최고 8천원대까지 나왔다. 롯데마트 청주점에서는 3천900원~7천900원, 홈플러스에서는 4천150원~6천900원에 판매, 이마트에서는 최고가 8천300원부터 최저가 이마트 PB제품 2천980원까지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11일까지 할인행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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