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한경옥 청주 성화초 수석교사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많은 직업 가운데에서도 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직업이 교사이다. 간혹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선생님이 계셔도 어찌되었던 교사는 책을 매개로 하는 직업임은 분명하다. 그러다 보니 교실에서 가르치는 제자나 집에서 키우는 자식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려는 욕구가 어느 집단보다도 강하다. 교사는 다른 직업보다도 책에 대한 시각을 올바르게 가지고 있는 편이고 책을 읽히는 방법과 좋은 책에 대한 정보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많은 학부모들은 독서와 관련하여 교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하고, 선생님이 하신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교사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아닌가 싶다.

수석교사가 되어 연수 강의 과목에 그림책 연수가 있었다. 강의 도중 강사님이 읽어주시는 그림책을 듣다보니 마음이 따뜻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림책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여기저기 찾아보니 그림책 관련 연수도 많고 워크숍도 많으며 심지어 교내 그림책 동아리도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난 우선 그림책 연수도 열심히 듣고 전국에 있는 그림책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그림책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활동도 익히게 되었다, 또한 그림책을 수업에 적용하여 저학년부터 고학년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하였다.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소통하면서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림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고 당연히 수업도 성공적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그림책을 그림 이야기책, 그림책을 구분 없이 모두 그림책의 범주에 넣어 말한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들에는 차이가 있다. 그림 이야기책(illustrated book)은 안데르센 동화집이나 행복한 왕자처럼 텍스트가 주가 되고 그림이 더해져 있는 책이다. 그러므로 그림이야기책은 그림이 없어도 이야기를 이해 할 수 있으며, 그림은 글을 보조하는 역할만 한다. 이에 반하여 진정한 의미의 그림책은(picture book) 글이 그림 없이 그 자체만으로는 존재 할 수 없다. 그림이 없다면 이야기의 존재가 불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그림에는 글에 담겨져 있지 않는 추가 정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글과 그림의 상호 작용으로 그림책의 전체 이미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림책은 읽어주는 책이다. 어른이 읽어주는 책이다. 그동안 어른들은 그림책을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은 그림책을 혼자서 보아왔고 그 속에서 아이들만의 특유의 예민한 감수성으로 받아들였겠지만 그림속의 숨겨진 상징적 의미는 많이 놓쳤을 것이다. 이제 제자리를 찾아야한다. 어른들이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눈으로는 그림을 읽으며 귀로는 어른의 목소리 들으면서 책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려 들것이다.

나는 교사 동아리로 그림책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모이신 선생님들께 동아리에 들어온 이유를 들어보니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면 아이들과 관계도 좋아지고 잠시 복잡한 일들을 잊을 수 있으며 교사들과 그림책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힐링이 되어 오셨다고 한다.

올 해부터는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이 교육과정에 들어왔다. 온 책읽기를 긴 줄글 뿐 만아니라 글이 짧은 그림책으로도 온전히 글에 푹 빠져든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다.

나는 모든 교사들에게 그림책을 수업에 활용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수업에, 생활지도에,상담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매우 바빠 나를 위한 휴식이 필요한데 그림책은 나에게 느림의 시간과 위안과 행복을 선사하고 주제가 다양하여 훌륭한 수업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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