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청주시장 불출마 배경과 전망

오는 6·13지방선거에서 청주시장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를 준비했던 김양희 충북도의장이 10일 충북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6·13 지방선거 충청권 최대 관심지역중 하나인 청주시장 선거의 흥미요소가 반분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못지않게 주목을 끌었던 자유한국당 후보 경합의 중심에 있던 김양희 충북도의장이 지난 10일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김 의장은 충북도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으로 전국 유일 여성 광역의회의장이자 한국당 전국여성의원협의회 공동대표를 맡는 등 지역의 대표적 여성정치인으로 입지를 다졌다.

더구나 민선 5기 '이시종 저격수'로 활약하고, 6기 도의회에서도 상임위원회 등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 대중적인 인지도를 갖추면서 향후 역할에 대한 당내외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런 이력으로 인해 김 의장의 청주시장 도전은 이번 지선에서 그나마 한국당의 존재감을 알리는 몇 안되는 흥행 요소로 꼽혔으나 결국 불출마로 매듭짓게 됐다.

김 의장의 불출마 결정은 전날 스스로 밝힌 '중앙당의 경선 방침'에 기인한 것으로, "당의 사분오열을 막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는 것이 대외적인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출마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비롯해 본격적인 선거행보를 펼치는 상황에서도 선거캠프나 사무실은 커녕 이렇다할 선거활동을 하지 않는 등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했다며 출마 의사의 진정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또한 '선당후사'를 내세우며 용단을 내렸다고 설명하고는 있지만 최근 벌어진 공천방법 논란 과정에서 분명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경선참여에 대해서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등 변죽만 울렸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

수개월여전부터 출마 얘기가 나올때마다 '전략공천' 필요성에 대해 언급할 정도로 이에대해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출마의사를 접은 이유로는 부족한 감이 없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떤 배경이었든 '중앙당 결정과 당의 승리'라는 김 의장의 불출마 명분은 시장선거 출구전략으로 성공적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갈수록 떨어지는 당 지지도속에서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경선에 나서서 힘만 빼고, 체면을 구기기 보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총선'이라는 실익을 얻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당장의 실리로는 이번 청주시장 공천 경쟁에서 막강한 영향력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을 손에 쥐게 됐다.

청주흥덕 당협위원장이기도 한 김 의장은 당내 지지세 또한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 당원 표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공천경쟁에 나선 황영호, 천혜숙 두 출마자들로서는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불출마 결정에 대해 김 의장의 진짜 목표는 국회의원이며 이를 위한 정치적 포석에 이번 청주시장 출마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전략적 계산'이 있을 것이란 추측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의장도 불출마를 밝히면서 총선에 대한 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등 앞으로 시장선거를 접는 대신 총선을 향한 발걸음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총선출마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겠다"면서 "2년이란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앞으로 정치생활을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시장 불출마와 동시에 총선행보를 선언한 김 의장이 당장 풀어야 할 과제로는 지역구 장악을 꼽을 수 있다.

지방선거를 대비해 급박하게 이뤄진 당협위원장 공모에서 자리를 꿰차는데는 성공했지만 처음 뛰어든 지역구에서, 불과 2년여밖에 남지 않은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내부단합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따라서 이번 지선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가 총선 행보의 첫걸음이 진흙탕이 될지, 탄탄대로가 될지를 가르는 첫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