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관찰' 주제 '관찰자 시점'전 6월 17일까지

방치된 잡초화분·인터뷰로 설치되는 김원정 작품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관장 홍명섭)은 2018년 새봄을 맞아 '식물과 관찰'이라는 주제의 '관찰자 시점' 전시를 13일 개막해 오는 6월 17일까지 전시한다.

'관찰자 시점' 전시는 식물이라는 대상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태도와 관점의 다양성을 소개한다. '관찰'은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 깊게 살피고 파악하는 행위로써, 미술에서 관찰은 창작의 시발점이자 예술가에게 중요한 미적 태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식물이라는 대상을 분석하고 회화, 영상, 설치, 사운드, 가드닝 등 다양한 장르와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예술가의 관찰방식을 소개한다.

# 4인의 작가가 보여주는 예술론

미생물 연료 전지 기술로 만든 안효주 作. '소노매터'

첫 번째 파트 관찰자의 정원은 자신의 예술론과 철학적 사고를 '식물'이라는 대상을 통해 보여주는 4인의 작가 김원정, 안효주, 김지수, 박은영이 참여한다.

김원정(설치)은 경남 고성에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마당이나 집한 구석에 방치된 잡초화분을 구매하거나 기증 받아 그 당시 인터뷰와 함께 전시한다.

이는 '잡초'라는 언어로 씌워진 식물에 가치가 변동되는 긴장된 구조를 만들고, 근원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의미없음'을 존재 그 자체로 의미있음을 드러낸다. 안효주(바이오아트)는 자연에 존재하지만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숨겨진 패턴이나 규칙 등을 찾아 소리나 빛 또는 다른 감각 기관으로 바꾸는 작업을 통해 삶과 죽음의 연속적인 관계를 보여준다.

작품 '소노매터'는 미생물 연료 전지(Microbial Fuel Cell)기술로 흙 속의 미생물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생산 후 오실레이터를 통해 청각신호로 변환돼 관람객이 하나의 작은 우주인 미생물을 통해 최소 단위의 생명의 소리와 신호를 체감할 수 있다.

김지수 作, '숨'

김지수(설치)는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감각들을 자신의 조형언어로 풀어내는 작가다. 그의 '숨' 작품은 생태계 가장 근원에 위치한 이끼와 빛, 냄새, 촉감을 함께 식물이 겪는 다양한 감각들을 설치해 관람객이 식물이라는 대상을 새롭게 관찰할 수 있게 유도한다.

박은영(회화)은 직접 채집한 식물의 이미지를 트레이싱지와 먹지로 반복적으로 전시해 독특한 드로잉 작품을 제작한다. 식물의 잎과 줄기 하나하나 분리하고 뜯어내듯 먹지 위에 그어나간 가늘고 미세한 선들이 엉키고 쌓이면서 종이 위에 가득 채워서 작가만의 시간을 숲 이미지로 만들어 낸다.

#새롭게 재탄생한 대청호 주변생물

이종국 作, '녹조 그릇'

이번 전시는 식물을 소재로 한 현대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회화, 디자인, 영상, 공예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시각예술가 이종국(한지공예), 김현묵(회화), 안준영(회화), 조아라×최유진(디자인), 옆집옥상(프로젝트), 녹색광선(영상, 디자인) 등이 모여 대청호의 주변 환경과 생물을 조사하고 수집한 자료, 사진, 기록물, 드로잉 등 작업을 위한 연구과정을 보여준다.

이는 관찰하는 행동 자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대청호 지역 환경과 자원을 기반으로 작업하고 있는 지역작가를 비롯해 탐구자가 돼 생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채집·기록하거나, 자신의 작업과 관계가 맺어지는 텍스트와 데이터들의 조합 등 완성된 작품을 위한 작가들의 고민과 연구과정을 펼쳐놓음으로써 예술가들이 작품을 완성하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접근하고 발견하는지 그 과정과 행동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홍덕은의 미술관 로비 가드닝

마지막으로 관찰자의 산책은 청주에서 활동하는 젊은 조경디자이너 홍덕은의 도시의 나무 기록사진과 미술관 로비 가드닝을 선보인다.

그녀는 도시를 산책하며 흔히 볼 수 있는 조경에 쓰인 나무들, 도시의 나무는 장소의 성격, 위치, 환경에 따라 수목의 종류가 다를 뿐만 아니라 유행에 따라 심는 종류도 변한다.

도시개발과 함께 사라지거나 새롭게 출현한 도시 식물의 생태계를 기록하고, 전시기간 중 이 내용들을 관람객과 함께 공유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워크숍은 4월 29일과 5월 2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관계자는 "대청호미술관은 그동안 자연과 생명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해왔다"며 "현대인들에게 자연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과 안정을 주는 갈망 혹은 경외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미술에서도 많이 쓰이는 소재로 이번 전시는 이 자연이라는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과 접근하는 태도를 확장시켜 조명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와 함께 설치, 디자인, 미디어, 바이오아트, 공예 등 다양한 시각예술영역을 대청호의 수려한 자연환경과 함께 가족들과 흥미롭게 관람하고 체험 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기간 중에는 홍덕은 조경디자이너와 함께하는 식물 워크숍, 2018 상상정원 체험 등 다양한 체험 및 연계행사도 운영된다. 전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홈페이지나 전화(043-201-0911~2)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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