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충주시, 아파트 미분양·저조한 입주율 '골치'

서충주신도시 항공사진 / 충주시 제공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서충주 신도시는 충주시 주덕읍과 대소원면, 중앙탑면 일대 10.8㎢에 조성된 충주기업도시와 충주메가폴리스, 충주첨단산업단지를 포함한 지역이다.

서충주신도시 내 충주기업도시에는 지난해 말 4천574 가구 규모의 4개 공동주택 건설이 완료돼 입주에 들어갔다.

입주가 시작되면서 이 지역의 인구가 크게 늘고 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서충주신도시에 대한 높은 기대와는 달리, 도시 형성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 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있다.

충주시가 서충주신도시 활성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새로운 시각에서의 접근과 노력 등 다각적인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 편집자

 

서충주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는 인구 유입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공동주택의 분양률과 입주율이 저조하다는데 있다.
 
공동주택의 분양률은 시행사들이 철저히 함구하고 있어 정확히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이 지역 아파트들은 초기 분양률 저조를 극복하지 못한 채 아직까지도 미분양 세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시행사는 최근까지도 미분양아파트를 특별 전·월세로 전환한다는 현수막까지 내붙이며 잔여세대 처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지역에 갑자기 많은 아파트가 공급됐지만 특별한 인구유입 요인이 없었고 결국 수요가 이를 따르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다.
 
소비자들의 입장으로 보면 서충주신도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도 교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충주신도시 4개 공동주택은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입주율도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입주율이 낮은 것은 충주시와 시행사들이 공동주택 분양을 시작할 당시 서충주신도시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로 아파트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실제 거주목적 보다는 투기나 투자목적으로 분양받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 지역에 의료시설이나 교육·문화시설 등 생활에 필요한 각종 기반시설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서충주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일부 충주시민들은 입주를 하려고 해도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입주를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곳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A(45·충주시 용산동) 씨는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로 입주하려 했지만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할 수 없이 서충주신도시에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를 분양가보다 싼 가격에 매물로 내놓았다"고 말했다.
 
아파트의 분양률 저조는 아파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충주신도시 부동산과 입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의 아파트 시세는 당초 분양가보다도 1천500만∼3천500만 원 정도까지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있다.
 
이 때문에 투기목적으로 서충주신도시에 있는 공동주택 여러 채를 분양받았던 사람들은 낭패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B(56)씨는 "서충주신도시가 상당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믿고 대출까지 받아 아파트 4채나 분양받았는데 오히려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져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분양가보다 싼 시세로 매물을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들이 드물다 보니 대출이자조차 갚기 힘든 형편"이라고 실토했다.
 
그는 "아파트 관리비도 큰 부담이 돼 관리비라도 아끼자는 생각에서 일단 2채는 부동산중개사무소를 통해 저렴하게 월세로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B씨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많다 보니 월세와 전세도 비정상적으로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이 지역에서 112㎡ 규모 아파트의 월세는 30만∼40만 원 정도여서 충주시내 원룸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편이다.
 
일부 세입자는 이보다 작은 84㎡ 규모의 아파트를 월세 20만 원에 계약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충주신도시 아파트 시세 하락은 충주지역 전체 아파트 가격의 동반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충주지역 부동산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서충주신도시 아파트가 분양을 시작하면서부터 충주지역 아파트 시세는 대부분 낮아졌다.
 
최근 신축을 완료하고 이달 말부터 입주에 들어갈 예정인 시내 P아파트의 경우, 최근 당초 분양가에 비해 1천만∼1천500만 원 정도 낮은 가격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어진 지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가격 하락폭이 더 크고 그나마 거래마저 힘든 형편이다.
 
일부 아파트들은 시세보다 3천만 원 정도 떨어진 가격으로 매물이 나와있지만 거래는 안되고 있다.
 
충주지역 부동산중개업소마다 아파트 매물은 잔뜩 밀려있지만 사려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새로 조성된 호암택지지구내 아파트들이 지난해부터 일제히 분양을 시작하면서 기존 아파트 거래는 더욱 뜸해졌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내년 5월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호암택지지구내 아파트가 입주를 완료할 때까지는 시내 아파트의 시세나 거래가 정상화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서충주신도시 아파트 가격 하락은 충주지역 전체적인 아파트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서충주신도시의 땅값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충주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상업지구 가운데 요충지는 현재 3.3㎡당 1천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른바 '신연수동'으로 불리는 충주시내 최고의 번화가인 연수택지지구 중심가에 비해 땅값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편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서충주신도시와 신연수동의 상권을 비교해 볼 때 서충주신도시의 땅값이 그정도 가격에 거래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며 "자기들끼리 거래가격을 형성하고 주로 외지인들과 거래하다 보니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충주신도시의 부동산 거래를 '그들만의 리그'로 부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업지구의 땅값이 비싸다 보니 서충주신도시 상가의 임대료도 비싼 편이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도로변 상가의 3.3㎡당 임대료가 15만 원 정도로 충주시내 웬만한 상가에 비해 훨씬 비싼 편이다.
 
그러나 상가는 계속 신축되고 있지만 수요는 부족해 빈 점포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처럼 서충주신도시가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자 충주시가 이 지역의 인구 유입을 위해 각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부터 신도시 내에 민원실 2개 소를 설치해 주민들의 전·출입 등 주민등록 관련 민원업무와 복지업무 등을 처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신도시와 터미널을 순환하는 시내버스 3개 노선을 신설하고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기 위해 통학택시도 운영하고 있다.
 
67억8천만 원을 투입해 도서관을 짓고 보육환경 확충에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충주신도시의 조기 활성화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 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인구유입 요인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주민 박모(58·충주시 용산동) 씨는 "충주시가 서충주신도시를 조성하면서 각 읍·면·동을 통해 대대적인 주민홍보에 나섰지만 서충주신도시 활성화에 대한 해법은 지역 내에서의 홍보가 아니라 바깥으로부터 찾아야 한다"며 "외지 인구를 유입시키는 것이 서충주신도시를 활성화시키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충주신도시가 제 때 활성화되지 못하면 오히려 충주의 블랙홀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충주시가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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