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구식 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장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7년 수확기 쌀 수급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한 이번 대책에는 공공비축미 35만톤과 추가 시장격리 37만톤 등 총 72만톤의 쌀을 매입 등이 포함됐다. 2017.09.28. / 뉴시스

요즘 농업인들은 고민이 많다. 쌀 수급 안정화를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해 벼를 재배했던 논에 타 작물을 식재하면 1ha당 최대 400만 원에서 280만 원까지 생산 조정 장려금을 준다고 한다. 이와 같은 정부 정책에 마음이 선뜻 가지 않는 이유는 평생 벼농사만 짓던 이가 작목을 전환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벼농사는 기계화가 밭작물보다 잘 돼 있어 노약자나 타 업종에 종사하면서도 시간을 내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쌀 과잉 생산으로 인한 쌀값 하락이다. 우리나라의 매년 쌀 수요량은 대략 380만t 정도인데 생산이나 수급되는 양은 대략 420만t으로 30∼40만 t 정도가 남아돌아 이로 인해 쌀값이 하락하게 된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2017년 6월 시중 쌀값이 12만 6000원까지 떨어져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정부도 작년에 생산된 추곡 중 정부가 수매할 계획량 외에도 남아도는 쌀을 시장과 격리시키기 위해 37만t을 추가 매입해 현재 쌀값이 안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도 매년 쌀 추가 매입이 어렵기 때문에 벼 재배 면적 중 5만㏊를 타 작물 재배로 전환해 쌀값 안정화를 유지하고 또 막대하게 지출되는 양곡 보관료와 쌀값 하락에 따른 변동형 직불금 지출도 줄이려 한다. 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논 타작물재배 시 장려금으로 1㏊ 당 사료작물은 400만 원, 일반작물 및 풋거름작물 재배는 340만 원, 콩 녹두 재배는 280만 원을 지원하고 생산된 타 작물 판매도 보장해 준다.

박구식 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장

타 작물 재배는 소득 측면에서 봐도 콩이나 사료 작물 재배가 벼 재배 수익보다 높은 편이다. 다만 재배하는 데 일손이 많이 필요하고 새로운 작물을 재배한다는 부담 때문에 농업인 입장에서는 꺼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쌀값 안정화를 위해서는 남아도는 쌀을 줄여야 하므로 농업인들의 동참이 절실히 요구된다. 당초 논 타 작물 재배 신청 기간을 기존 2월 28일까지 추진했으나 신청이 저조해 오는 4월 20일까지 추가 연장한 상태다. 올가을 쌀값 걱정은 정부가 목표로 한 벼 재배지 타 작물 전환 5만㏊가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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