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사별하고 빚 독촉에 시달리던 40대 여성이 4살 난 딸과 함께 숨진 지 무려 두 달여 만에 발견됐다고 한다. 심마니 생활을 하던 남편의 사망 후 빚을 떠안으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고인이 남긴 유서에도 "혼자 살기가 너무 힘들다. 딸을 먼저 데려 간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4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과 데칼코마니이다. 당시 세 모녀 사건에 우리 사회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고, 2015년 기존 사회보장체계에서 소외된 계층까지 지원을 확대한 이른바 '송파 세모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번 충북 증평 사건에서 보다시피 여전히 소외 계층이나 위기에 처한 이웃에게 정부의 정책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사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선 정부가 위기에 처한 국민들이 어디에 호소하면 되는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알릴 필요성이 있다. '가난은 죄가 아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자존심을 지켜주면서 소외계층이 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안내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심리적 지원까지 필요할 것이다. 적어도 대상자들이 지원책이 있는지도 몰라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은 없도록 말이다. 아울러 정부는 송파 세 모녀 사건 후 4년이 지나고 정권도 바뀌었지만 생활고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는 빈곤층의 지적을 가슴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바람개비는 바람이 불지 않으면 혼자서는 절대로 돌지 못한다. 이 세상 그 무엇도 홀로 존재란 없으며 우리도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하기에 모든것을 함께 만들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으로, 넘칠 때는 모르고 지나치게 된다. 건강할 때는 자만심에 잊고 산다.

모자라고 아플 때 비로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한 걸음도 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