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이화영 과학칼럼니스트

위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칼럼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화사한 봄옷이 곳곳에 걸려있는 요즘입니다. 봄을 맞아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섬유나 재질을 살펴본 후 옷을 구매하는 것이 좋은데요, 섬유의 특성이나 첨가물 등으로 몸이 간지럽거나 피부 일부가 붉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게 합성섬유에 들어가는 첨가물입니다. 포름알데히드가 대표적인데요, 유통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주름과 곰팡이를 막는 방부제 역할을 하는데 대다수의 옷에 들어가지만 포름알데히드는 공기 중에 극소량만(1~5ppm)만 있어도 눈, 코, 목을 자극해 타는 듯한 화끈거림이나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고 장기간 노출되면 백혈병이나 폐암에 걸릴 확률을 높이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색을 입히는 염료로 사용하는 아조아날린은 알레르기 물질로 세탁을 하지 않고 새 옷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가려움이나 염증, 피부 반응의 주원인입니다. 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피부를 부풀게 하거나 건조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형광증백제도 피부에 오랫동안 닿으면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옷감을 염색할 때 쓰는 납도 문제입니다. 주로 밝은 색 의류에서 검출되는데 미국 메이요 재단은 6세 미만에 아동에게 납 중독은 정신이나 신체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옷감을 세척할 때 사용하는 노닐페놀은 호르몬을 파괴하고 생식기 발달에 영향을 주며 세포에 축척될 수 있다고 미국 환경 보호국(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옷의 방수성을 높이는 역할로 우비나 신발에서 주로 확인되는 과불화탄소는 내분비계 활동을 저해하고 면역 체계를 악화시키고, 특히 간과 췌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암과 신장병 유발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남은 세제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017년 10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하는 11개 액체형 섬유유연제를 조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성분으로 알려진 알킬페놀류(노닐페놀에톡실레이트)가 검출됐습니다. 또 아토피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방부제 성분도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U에서는 세제류에 알킬페놀류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드라이크리닝도 유의해야 합니다. 드라이크리닝은 기름성 세제로 빨아 건조기에서 뜨거운 바람으로 말리는 세탁법인데요, 옷에서 나는 냄새는 기름성 세제 때문인데, 여러 연구에서 실제 드라이크리닝을 마친 옷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기준치보다 수백 배 높고,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등도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 옷에 대한 접촉성 피부염이나 간지러움의 원인이 알레르기인 경우도 많은데요, 아무리 훌륭한 섬유라도 나에게 맞지 않는 섬유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례로 양모는 보온성과 흡습성이 좋아 고급 섬유 중 하나로 꼽히지만 예민성 피부라면 피해야 할 소재입니다.

옷으로 인한 알레르기, 피부 트러블을 막기 위해서는 섬유 선택부터 세탁, 보관까지 챙겨야 합니다. 옷은 구김방지용, 방충가공(모직물, 양모 제품이 옷좀나방 등에 의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섬유에 방충성을 부여하는 가공), 방오가공(오염물질이 잘 붙이 않도록 하거나 붙은 오염물질이 잘 떨어지게 하는 가공),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 의류는 피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합성섬유보다는 유기농 면이나 실크, 아마섬유 등 천연 섬유의 옷 등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또 새로 산 옷은 입기 전에 반드시 세탁해 입고 세탁 세재도 가급적 성분을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가급적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거나 소금, 식초, 베이킹 소다 등 천연 세재를 사용하는 게 좋으며 옷은 계절을 거치면서 먼지가 묻어 있을 수 있고 섬유 속에 곰팡이균이나 진드기 등 유해균이 서식할 수 있기 때문에 옷장에 오래 보관한 니트나 머플러는 상태를 확인 한 후 입는 것이 필요합니다. / 출처: KISTI의 과학향기·제공 미래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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