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임덕' 가속화된 '데드덕' 청주시

청주시 청사 전경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지난해 11월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면서 다소 안정적인 시정운영을 보였으나,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 되고 있다.
 
'레임덕'은 절룩거리거나 정체된, 또는 절름발이의 뜻을 가진 레임(lame)과 오리(duck)의 합성어다. 영국 증권시장에서 미수금을 갚지 못하는 투자자를 비꼬는 말로 시작했으나 19세기부터는 정치권에서 사용했다.

시쳇말로는 주식 투자로 깡통을 찬 사람을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에 비유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임기 말 권력의 누수 현상을 일컫는다. 권력 누수가 더 심한 경우에는 업무 수행이 죽었다는 '데드덕(Dead duck)'과 권력통제 불능상태의 '브로큰덕(broken duck)'으로 번지기도 한다.
 
최근 청주시에는 '레임덕'이라는 단어만큼 현재의 상황을 잘 표현하는 말도 없을 듯하다.
 
이범석 권한대행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시정(市政)이 흔들거리기 때문이다. 청주 토박이로 빠른 결단력과 거침없는 행동으로 '이범석 장군'(?)이란 애칭을 가진 권한대행도 레임덕이라는 시험대를 피할수 없게 된 것이다.
 
청주시 레임덕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승진인사 부재로 직원들이 '사기실추'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총리실, 행안부 등 중앙기관의 5차례에 걸친 복무감사로 인해 수십 여명의 과장·팀장급 간부들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따라 시청 주변에서는 밥 한 끼를 같이 먹거나 술자리 모임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과장들의 완벽한 소통부재이자 이기주의로 서로 간에 견제와 질투만 했을 뿐 솔직한 대화조차 없어 음해성 투서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연일 시청 주변에선 집회와 시위가 끈이질 않고 있다. 끊이지 않는 집단 민원에 관련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원론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더 강경하게 맞서는 민원인들에게 속수무책으로 끌려만 다니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청주시청은 집회가 잇따라 개최됐다. 정문 앞 테크노폴리스 확장을 반대하는 강서2동 주민들의 집회와 본관동 현관 앞 개신고가차도 주민피해 증언 등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강서2동 주민 등으로 구성된 청주테크노폴리스 확장반대대책위원회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에서 제외됐던 수변경관지구 50m 구간이 최근 부지에 포함, 입주민들이 땅을 빼앗기게 생겼다"며 "수변경관지구 강제수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정의당 충북도당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신고가차도가 건설 된지도 8년여가 흘렀지만 초기부터 우려와 비판이 많았던 사창사거리 등에서의 병목현상과 교통사고 증가, 인근 지역상권 붕괴와 피해 등이 겹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청주시의회 박정희 의원(자유한국당·오창, 옥산)은 지난 16일 시의회 제3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시의 무사안일 행정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 이승훈 전 시장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로 이범석 부시장의 권한대행 체제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며 "대행체제라는 특수성으로 정책결정이 필요한 사업에 대한 추진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상유지에 급급하고 현상유지에도 못미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특히 경제투자실장 명퇴로 발생한 3급 승진 인사요인을 차기 시장이 결정토록하면서 차기 시장후보자에 대한 줄타기나 직원 사기저하 등의 우려를 낳고있다"며 "승진 요인에도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은 공직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이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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