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단체장서 기초의원까지 탈당 잇따라
신발끈 조이는 바른미래당도 인물기근 고민

[중부매일 최동일 기자] 6·13 지방선거 정당별 공천작업이 속도를 내자 벌써부터 후유증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물난속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는 야당들이 공천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과 선거별로 일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경우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 등으로 출마자들의 탈당 선언이 잇따르는 등 상당한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몇몇 선거는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쥔 지역구 국회의원과 해당 출마자간의 불협화음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등 내부 불화가 탈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혀 탈당 파장이 한동안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엄재창 충북도의회 부의장은 1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천과정이 불공정했다"며 한국당 탈당과 함께 무소속으로 단양군수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엄 부의장은 "공천은 무엇보다 공정, 투명,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이같은 공천심사를 수행해야 할 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위원 선정 시비와 원칙도, 기준도 없는 모호한 심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선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나아가 조금도 변하지 않고 구태를 재연하는 한국당에서는 정치적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탈당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9일에는 김태우 증평군의회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군의원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김 의원은 탈당의 변을 통해 "(의회에 들어온 뒤) 지난 4년 동안 당이 변한 것이 없고 불신만 쌓여 탈당을 하게 됐다"며 당의 책임을 지적했다.

이들에 앞서 지난 4일에는 도내 현직 기초단체장으로는 처음으로 김영만 옥천군수가 공천과정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한국당을 탈당하고 3선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탈당의사를 밝히면서 "공천과 관련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상처럼 펼쳐졌다. 불합리, 불공정, 몰상식, 몰염치한 일들이 자행되는 동안 극심한 모멸감에 시달렸다"며 당에 반감을 드러냈다.

지난달 20일에는 이언구 충북도의원이, 21일에는 임회무 도의원이 이번 지선 공천과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각각 한국당을 떠났다.

충주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이 의원은 "한국당의 후보 공천이 불공정하게 진행된다"고 주장했고, 임 의원은 "당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노력해왔지만, 돌아온 것은 불신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오만방자함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지선 출마자들의 한국당 탈당은 지난달 3일 신용한 충북지사 예비후보가 첫 주자였는데 "(공천과 관련) 당의 개혁을 주장했지만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쳤다"며 당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이유로 내세웠다.

곧바로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긴 신 예비후보는 이후 한국당을 떠난 출마자들의 영입에 공을 들여 탈당 분위기 확산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이들과는 다른 행보지만 박종규 충북도의원도 지난 6일 '이시종 충북지사(더불어민주당)의 3선 도전을 돕겠다'며 한국당 당적을 버리고 탈당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당의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추가 탈당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제천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윤홍창 도의원은 "공천과정에 대한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탈당을 불사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고 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도 공천으로 인한 속앓이를 겪고 있는데 인물 기근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 공천을 향한 발걸음이 더뎌지고 있다.

지사선거에 나설 신용한 예비후보에 이어 잇따르고 있는 한국당 탈당자들에 대한 영입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실제 일부 한국당 탈당자들과 긴밀한 접촉이 이뤄지는 등 한때 추가영입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모두 불발에 그친 상태다.

따라서 도내 단체장 공천 가능지역은 지난 16일 지준웅 출마자가 도전을 선언한 제천시장 선거를 비롯해 충북지사와 청주시장과 보은군수 등 현재까지 광역단체장 1곳, 기초단체장 3곳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 도당은 "당이 안전을 찾은 만큼 앞으로도 꾸준하게 인재영입에 힘써 이번 지선에서 도내 모든 단체장 후보를 내겠다"며 "조만간 일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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