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교사 이야기] 권태봉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 수석교사

/ 클립아트코리아

꿀벌은 꿀을 생산하고 저장하는 벌을 말하는데 단순한 곤충이 아니라 인류의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곤충이라고 한다. 꽃과 같은 종자 식물은 '수분'의 과정을 거쳐야만 열매를 맺을 수 있는데 농작물의 70~80%에 꿀벌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한다면 인류도 4년 안에 같은 길을 갈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리라.

2012년부터 수석교사로 활동해온 내가 본 수석교사야말로 교육계에서 꿀벌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먼저, 꿀벌이 여기 저기 꽃을 찾아다니며 꽃을 수분시켜 좋은 열매를 맺게 하는 것처럼 수석교사도 이 학교 저 학교를 다니며 각 학교 실정에 맞는 교육방법을 전파하여 학교 교육력 향상에 이바지 한다.

컨설팅 장학을 위해 학교를 방문하면 각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소개한다. 그리고 수업을 하는 선생님의 수업비법을 보게 된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잘 메모해 두었다가 근무하는 학교에 보급하고 다른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소개했다. 작년에 어느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그 학교의 특색 있는 수업사례를 소개해 주었다. 한 선생님이 노인과 관련 단원을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과제를 제시했는데 학생들이 직접 육거리 시장을 방문하여 어르신들을 인터뷰하고 동영상으로 제작하여 발표했다고 한다. 처음 과제를 낼 때 학생들이 잘 해낼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는데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했다며 무척 뿌듯해 했다. 이 사례를 듣고 감명 받은 나는 곧바로 다른 학교에 전파했다.

다음으로, 꿀벌이 꽃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여서 좋은 꿀을 생산하는 것처럼 수석교사도 좋은 연수를 찾아가서 듣고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내외 선생님들께 보급한다. 금년에도 대구에 있는 중앙교육연수원에서 1주일간 숙식을 하며 30시간의 연수를 받았고, 단재교육연수원에서 주관하는 60시간의 중등수석교사 연수도 받고 있다.

지난 2월 대구 중앙교육연수원 연수에서 조벽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최고의 경쟁력은 인공지능이 아닌 집단지능이라고 했다. 집단지능, 아니 집단 지성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이 지혜를 모아야 하는데 인성이 훌륭한 사람이라야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고 존경받는 지도자가 된다고 했다. 나는 그런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교육부와 충청북도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인성교사 동아리에 가입하여 동료교사와 인성교육에 대한 방법을 연구하며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좋은 방법을 연구해서 내년에 다른 학교 선생님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끝으로, 꿀벌이 꽃을 발견한 후 다른 꿀벌들에게 알리는 것처럼 수석교사도 수시로 만나서 교육정보를 나누고 더한다. 감사하게도 충북 수석교사는 매년 1학기에 단재교육연수원에서 60시간의 집합연수를 하기에 2~3주 간격으로 만나서 각자 교육소식과 사례를 소개하고 공유하며 각 학교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집단지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리고 협업하여 새로운 교육방법을 개발하고 시범수업도 하는데 수석교사 법제화 초기부터 해온 현장으로 찾아가는 '창의융합 캠프'가 그것이다.

권태봉 청주일신여자고등학교 수석교사

이와 같이 꿀벌이 인류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처럼 수석교사도 선생님들께 선한 영향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늘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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