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진천군청 / 뉴시스

충북 진천군수 선거가 정치판의 격세지감을 실감할 수 있는 도내 자치단체장 선거의 이슈 현장으로 떠올랐다. 2016년 총선과 함께 실시된 진천군수 재선거와 똑같은 후보 3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지난 2년 사이 후보들의 위상이 극명하게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 재선거에서는 당시 정치 초년생인 더불어민주당 송기섭 현 군수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우세를 보인 새누리당 김종필 후보를 쫓아가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에서는 반대로 자유한국당 김종필 후보가 대세론을 등에 업은 송 군수를 쫒아가야 하는 등 두 유력 후보의 처지가 달라졌다.

세 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 후보는 재선거 이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벌금 80만원이 최종 확정되면서 피선거권을 회복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한국당 진천군수 후보로 단수 공천되자 명예회복을 다짐하며 재기에 나섰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기가 떨어진 당의 지지세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지난 3월 28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두 번의 시험에서 낙방하고 두문불출 입시공부 끝에 삼수에 도전하는 수험생의 마음"이라며 " '이제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 '어떻게 다시 웃을 수 있느냐'는 등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수많은 고민을 뒤로하고 용기를 내 이 자리에 섰다"고 출마 심경을 밝혔다.

또 "지난 2년간 통곡의 시간 속에서 진천군수로서 진천을 발전시키고 군민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야 말로 저의 천명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희망이 가득한 진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군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지역을 가장 잘 아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공약으로 침체된 골목상권 회복, 체계적인 기업정책시스템 구축, 농업정책 내실 추진, 노인 장애인 여성 청년 등 계층별 맞춤형 정책 시행을 내걸었다.

국토부 차관급 출신인 송 군수는 2년전 재선거에서 선거 전 여론의 열세를 뒤집고 당시 집권여당인 김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돼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사실 송 군수와 김 후보의 대결은 이번이 2번째가 아니라 3번째다.

송 군수는 2014년 지방선거 새누리당 당내 경선에서 김 후보에게 패배해 자치단체장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2년 후 유영훈 전 군수가 중도 낙마하자 민주당에 입당, 재선거에서 승리해 재기에 성공했다.

송 군수는 민주당 단수 후보로 확정된 다음 날인 지난 19일 오전 발표한 '2년을 보면 4년이 보인다'는 출마 선언문에서 "취임 후 군정 정상화와 잔여 임기 2년을 4년 처럼 활용하겠다는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쉴 새 없이 강행군을 펼쳐왔다"며 "그 결과 다른 자치단체 4년 보다 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으며, 이는 행정가의 전문성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군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군정에 녹인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년간 4조원 이상 투자 유치, LH 공공주택 4개지구 1천586세대 유치, 성석지구 등 3개 도시 개발사업 추진, 지역 총생산(GRDP) 도내 1위, 도공 충북본부와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유치, 전국 최초 태양광클러스터 구축 등을 제시하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지난 재선거에서 1천14표(2.94%)를 획득한 무소속 김진옥 후보도 18일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 선거 운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둔 가운데 지역에서는 한국당 김 후보가 대세론을 굳힌 송 군수와 맞서 어떤 비장의 카드를 내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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