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 학생 30명 인근 초·중학생 가르쳐
아동심리학·과학실험 등 프로그램도 직접 만들어

청주 오송고등학교 학생들이 '오송 공부방'을 열고 인근 초·중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충북도교육청 제공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충북도내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공부방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청주 오송고등학교(교장 김흥준) 1~2학년 학생 30여명은 학교 빈 교실과 토의학습실 등을 이용해 '2018 오송 공부방'을 만들어 지역 초·중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작된 공부방은 학생 주도로 이루어진다. 학교는 교실만 제공하고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언제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는 학생들이 결정한다.

올해 학생들이 만든 공부방 프로그램은 아동 심리학 실험, 역발상 영어동화, 과학 실험, 수학적 구조물 만들기, 언어생활 습관 점검, 지역 특색이 담긴 오송 지도 만들기, 독서교육 등이다.

아동 심리학 실험은 아이들과 스파게티 면과 마시멜로우를 이용한 탑 쌓기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물리를 가르치고 협동심과 인내심을 기르는 프로그램이다.

역발상 영어동화는 동화의 결말을 자유롭게 바꾸어 재해석해 보는 재미와 영어를 동시에 배우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청주 오송고등학교 학생들이 빈 교실과 토의학습실을 이용해 '오송 공부방'을 열어 인근 초·중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은 공부방 수업 모습 / 충북도교육청 제공

과학 실험은 생활 속에 숨겨진 과학이나 재미있는 실험을 하며 탐구력을 기르고, 수학적 구조물 만들기는 도형이나 공예품을 만들어 보며 숨어있는 수학 원리를 찾아보고 수학에 대한 흥미유발을 목적으로 한다.

언어생활 습관 점검은 아이들과 대화를 통해 무심코 내뱉는 말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고 올바른 한글사용과 올바른 말하기, 존댓말, 예절 등을 가르친다.

지난해부터 공부방에 참여하고 있는 김민경(2학년) 학생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프로그램으로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어 기쁘다"며 "봉사시간으로 인정받지는 못해도 즐겁고 보람차다"고 말했다.

한 학부모의 학교 교육 발전방안 제안에서 시작돼 공부방 선생님으로 변신한 학생들은 학교여건과 학업여건을 고려해 1학기 동안 50분~70분 정도의 수업을 10번 정도 실시할 계획이다.

김흥준 교장은 "학생들이 스스로 재능기부를 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흐뭇하다"며 "오송고 공부방이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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