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필자가 ''''충북문학상''''을 수상하며 ''''수상자 소감''''을 말할 때 다하지 못한 부분을 밝히고 싶다. "수상하게 될 것을 사전에 알았다면 거절했을 텐데 주간부서에서 시상을 결정한 후 통보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상하게 되어 유감스럽게 되었다."
 필자는 이 말만 하고 그 배경 설명을 안했더니 일부에서 좀 의아해 하였다.
 그 무렵 어느 도예가가 한 말 때문에 필자는 ''''작가''''칭호가 부담스러웠다.
 "자기의 혼(魂)이 들어 있지 않은 것은 자기의 작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
 도예가는 이 말을 하면서 그는 정신적 준비가 되지 않았으면 절대로 작품 제작을 시작하지 않으며, 자기의 작품에 혼이 들어가지 않았으면 파괴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어떤 화가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그 화가는 자기의 작품이 자식과 같아서 돈을 받고 팔수 없으며, 다만 누군가 자기 이상으로 그 작품을 사랑하고 예우해 준다면 보증금을 받고 작품을 넘겨 준다고 하였던 말이다.
 그리고 남의 손으로 넘어간 후에도 그 작품의 안부를 항상 확인한다는 말도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필자는 작가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 자괴하였었다.
 글을 쓰는 문학가는 흔히 산고(産苦)를 겪으며 작품을 쓴다고 말한다.
 산고가 어떤 고통인지 경험하지는 않았어도 대충 짐작은 되는데 필자는 그런 고통을 감내하며 작품 생산을 한번도 안했다.
 그런 고통을 감내한 작품이라야 훌륭한 작품이 되고, 애정을 갖게 될 터인데 필자는 그것과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나는 사이비 작가다.'''' 필자는 이런 자괴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년간 슬럼프에 빠져 있었는데 느닷없이 모범작가의 상징적 표시인 ''''충북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솔직히 불편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솔직히 수상을 거부하고 싶었던 것이다.
 프로 정신! 이것을 갖춘 작가는 참 행복할 것 같다. 작가뿐 아니라 모든 직업인도 그럴 것이다. / 문화유산해설사 김태하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