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철에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찬물, 찬음료수를 많이 먹는 것과 몸이 습해지는 것입니다. 여름에는 더위때문에 찬물, 찬음료수를 자주 마시게 되며, 장마로 인해 몸의 수분정체가 심해지므로 각별히 소화기관의 건강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체하거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급증했습니다. 어떤날은 환자의 80%이상이 모두 소화장애로 내원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여름장마철은 소화장애에 노출이 쉬운 때입니다. 오늘은 장마철 소화장애 개선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장마철이 되면 옷장이나 가전제품등 집안 구석구석이 눅눅해지고 습기가 가득 차게 됩니다. 세상천지가 온통 습해지기 때문에 우리몸도 예외없이 습해지게 됩니다. 사람과 자연이 서로 응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노인분들께서는 유난히 다리, 허리가 저리고 아프다고도 하시며, 평소에 몸에 습이 많았던 분들은 몸의 컨디션이 더욱 떨어져서 기운이 없고 나른하며 소화가 잘안되는 증상을 호소하게 됩니다. 반면에 평소 몸이 건조했던 분들은 장마때도 컨디션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고 오히려 시원해서 좋다라고도 합니다.
 우리몸의 소화과정은 시골아궁이에 비유할수 있습니다. 아궁이 위에 커다란 밥솥을 놓고 그 밑으로 열심히 장작을 넣어 밥짓는 모습 말입니다. 밥솥에 물이 적당히 있고, 마른장작으로 열심히 불을 지피면 밥이 잘 익게 되는 반면, 솥에 물이 너무 많거나 또는 젖은 장작으로 불을 지피게 되면 연기만 많이 나고 밥이 잘익지 않게 됩니다. 장마때 몸에 습이 많아지면 소화가 잘안되고, 배에 가스가 많이 차고, 변에서 냄새가 심해지며, 변이 묽어지는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찬물과 찬음료수를 수시로 마시게 되면 소화력이라 할수 있는 몸안의 화력(陽氣)를 자꾸 꺼주게 되고, 식사 도중에 자꾸 마시는 물은 젖은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결과를 초래하여 연기(가스)를 발생시키고 소화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소화의 핵심 기관이 비장인데, 비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습기입니다. 장마로 인해 몸안에 습기가 정체되면 밥솥에 물이 가득찬 것과 같아서 이또한 소화불량을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는 잘못된 우리의 식습관입니다. 식사도중에 수시로 마시는 물이 바로 소화장애의 주범이며, 앞서 말한것처럼 식사도중에 마시는 물은 소화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우리몸의 陽氣를 가라앉게 만들고 마른장작을 눅눅하게 만들며, 밥솥에 물을 가득 넣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합니다. 더구나 그 물이 찬물이라면 엎친데 덮친격이 되고 말것입니다. 이것은 비단 여름철에만 주의할 사항이 아니라 사시사철, 평생을 지켜야하는 식사습관입니다. 식후에는 위장에서 위산이 나오는데 이것은 강력한 산성으로 음식에 섞여든 세균을 죽이고,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식사와 함께 물을 마시게되면 이 강력한 위산이 묽게되어 소화는 고사하고 세균의 침범으로부터도 안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무엇을 먹든 식후 2시간이 지나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소화기의 건강을 회복하는 지름길입니다. 이것은 평생건강에 매우 중요한 핵심입니다. 특히 노인분들이 차가운 물을 벌컥벌컥 드시는 일과 찬물에 밥을 말아 드시는 것은 가장 피해야할 일이니 각별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장마철 소화기능 증진법으로 추천할만한 또하나의 좋은 방법은 족탕(足湯)요법입니다. 잠들기전 세수대야에 뜨거운 물을 받아 두발을 복숭아뼈있는 곳까지 담그고 20-30분간 있는 방법입니다. 물이 식으면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주어야 합니다. 평소 혈액순환이 좋았던 사람은 족탕후 15분-20분정도 되면 얼굴과 등쪽에 땀이 훈훈하게 납니다. 그렇지 못했던 사람은 족탕을 매일해서 일주일에서 열흘정도면 땀이 나게 됩니다. 몸안의 기혈순환과 음양조화를 도와주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름장마철 건강법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의 세가지입니다.
1) 찬물, 찬음료수를 피해 소화기능을 보호하자. 2) 족탕30분으로 기혈순환과 음양조화를 돕는다. 3) 식사와 물을 따로 따로 먹는다. (식후2시간후 물을 마신다.)
/ 한방전문의 편 기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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