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을 보면 금방이라도 한차례 소나기가 내릴 기세다. 충주에 자리잡은 충주댐 공원에 가면 제일먼저 눈에 보이는 것이 구슬비 노래비다. 뒤로는 작은 호수가 자리잡고 있어서 제법 운치가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7월11일) 이곳에 자리잡고 있는 구슬비 노래비를 찾게 된다. 다름 아닌 추모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한 추모행사가 비록 조촐하기는 하였으나, 나름대로 그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언제나 변함없는 ‘구슬비 노래비’앞에 국화꽃 한 다발을 드리우며, 잊지 않고 찾아오는 문학인들의 성의가 놀랍기도 하다.
 지난해 이맘때 글짓기 행사가 성황리에 이루어졌던 광장은 날씨 탓일까 아니면 장마철이라 그런지 왠지 을씨년스럽게만 느껴졌다.
 푸르다못해 검푸른 잔디밭엔 잔디보다 망초 꽃, 클로버가 텃세를 하고, 관광객으로 언제나 활기로 가득했던 벤치엔 흩뿌린 소나기 물방울만이 하늘을 담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은 세월처럼 그렇게 흘러간다. 노여움도 그리움도 모르는 채. 수원 평화의 모후원에서, 쓸쓸하게 운명을 달리하신 고 권오님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구슬비 노래비 그 속엔, 충북숲속아동문학회 회원들의 깊은 뜻이 담겨 있으며 두고두고 아동문학을 하는 이들에게 커단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희망과 꿈을 심어주리라.
 "송알송알 싸리잎에 은구술~"로 시작되는 동요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그 동요를 작사 해주신 분이 바로 고 권오순님이다. 어른아이 모두에게 읽혀지고 불려지는 구슬비 노래비가 이곳 우리고장에 자리잡고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자랑할 수 있어서 더욱 좋고,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기념촬영을 하는 이웃들을 보면 더욱 즐겁다. 마음이 울적할 때 이곳을 찾아와 노래비 앞에 정성껏 새겨진 가사를 읽어보고, 조그맣게 노래를 불러보자 한결 기분이 나아질 것이다.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듯이 그곳에 가면 저절로 동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 아동문학가 남 상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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