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비행기가 착륙할때의 설레는 마음과 그 나라에 첫발을 내디뎠을때의 강렬한 첫인상을.
 몇년전 깊은밤 모스크바공항에 도착했을때의 느낌을 아직도 잊지못한다.공항 라운지가 마치 시장터를 방불케할만큼 혼잡스럽고 시끄러운데다 영업용택시의 호객행위는 과연 이곳이 한때 세계 초강대국의 국제공항이 맞나 헷갈릴 정도였다.
 반면 지구촌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중 하나라는 스위스 취리히공항은 규모도 비교적 작고 소박하지만 무척 깔끔하고 친절한 인상을 받았다.
 하늘의 관문인 공항은 이처럼 외국인과 외지인들에게 그 나라와 도시의 첫 인상을 좌우한다.
 청주공항은 어떤가.일단 겉모습은 무척 깨끗하고 번듯할뿐만 아니라 교통망도 시원하게 뚫려있다.
 중부고속도로 오창IC와 공항까지 6차선으로 연결돼 있으며 청주-공항-오창간 도로도 확장됐다.또 충북선 청주공항역이 개통돼 기차를 타고와도 비행기를 타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
 이뿐인가 충북도차원에서 외국인 관광객 도내 숙박시 여행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항청사에 입주한 항공사에겐 사무실을 무상임대하고 있으며 국제선 노선 유치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 올들어 상해노선이 늘어나고 심양, 방콕, 타이페이, 카오슝노선이 신설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같은 도의 노력으로 항공기운항편수는 개항 첫해인 지난 98년 1천852편에서 6년만에 5천100여편으로, 승객은 29만9천904명에서 75만여명을 바라보게 됐다.
 이처럼 청주공항의 하드웨어나 여객은 장족의 발전을 했지만 손님을 맞이하는 지자체의 자세와 교통서비스종사자의 마인드는 지극히 후진적이다.
 좌석버스의 운행휫수는 너무 적거나 항공기 도착시간과 맞지않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일부 영업용택시는 입맛에 맞는 장거리승객만 선호해 청주권 승객과 승차거부로 충돌을 일으키거나 요금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한 자치단체의 태도는 가관이다.청원군과 청주시는 남의 관할이라며 팔짱만 끼고 있는가 하면 충북도는 시와 군에 단속권한이 위임됐다며 뒷전에 물러나있다.
 말로는 청주공항 활성화와 관광경기 진흥을 외치고 있지만 현실을 들여다 보면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스크바공항과 취리히공항의 첫인상은 그 나라의 이미지로 아직도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그래서 청주공항에 대한 외국인들의 첫 인상이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