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한의학을 가리켜 비과학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맞는 말이다. 왜냐하면 동양의학은 철학이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이 과학적, 객관적, 분석적, 부분적이라면 동양의학은 철학적, 정신적, 주관적, 종합적, 전체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양의학은 정확한 진단과 병명을 알아야 주사, 수술, 투약 등의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의학은 이른바 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투약이나 치병(治病) 행위를 한다.
 오늘 소개하는 방법은 다양한 치병 행위중 ‘지득법’(知得法)에 관한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보고 있다. 이중 손과 발은 인체의 또 다른 축소판에 해당하고, 얼굴은 병증을 들여다보는 투시경 역할을 하고 있다.
 때문에 한의학은 ‘望’(망), ‘聞’(문), 問(문), 診(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
 ‘望’은 관안찰색(觀顔察色)이라고 해서, 귀 눈 입 코 혀 등의 오관을 살피는 것을 말한다. ‘聞’은 환자로부터 발병 경위와 현재의 상태를 들어보는 것을 말한다.
 이밖에 ‘問’은 의원이 위 1단계 망진으로부터 발병 과정을 지득한 것과 환자로부터 청취한 병력을 참고, 미흡한 부분을 물어보는 것을 말한다.
 끝으로 ‘診’은 위 3단계 과정을 통해 병증과 처방을 확정한 후, 오장육부의 허실 상태 등을 최종적으로 점검해 보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의원이나 한약방에 가면 손을 불쑥 내밀며 맥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또 TV드라마 사극 등을 보면 실을 가지고 환자의 맥을 짚어보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이는 정통 한의학적인 시각으로 보면 어불설성이다.
 조선시대 때는 양반과 천민의 구별이 엄격했던 시대였다. 그러나 의원은 평민 신분이었다. 따라서 평민의 신분으로 당시 양가집 부인이나 규수의 신체를 만져보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서 실로 진맥을 하는 모습이 생겨났다. 그러나 이는 현대 한의학으로는 수용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위 ‘4진법’과 관련해 한의학에서는, ‘신의’(神醫), ‘성의’(聖醫), ‘공의’(工醫), ‘교의’(巧醫) 등 ‘4醫’가 존재하고 있다.
 ‘신의’는 환자의 얼굴과 그 색깔만을 병증을 알아 보는 의원을, 릫성의릮는 환자로부터 병증과 발병과정 그리고 현재의 증상을 물어보고 병증을 알아내는 의원을 말한다.
 이밖에 ‘공의’는 위 절차 후 환자에게 자세한 증상을 다시 들어보고 병증을 알아내는 의원을 말한다. ‘교의’는 맥진까지 거친 후에야 환자의 상태를 알아내는 의원을 말한다. ‘교의’ 해석은 독자들의 판단에 맡기겠다. / 동서사살체질연구원장 이 중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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