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가 전세계를 질병의 공포로 휩쓴 올해는 이전 보다 독감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1400만 명의 예방접종이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독감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높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지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감기와 독감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는 증상의 유사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작은 확실히 다르다. 우선 일반적인 감기는 미열, 두통, 콧물, 기침, 재채기, 인후통 등이 주증상이지만 독감은 감기와는 다르게 전신증상 및 호흡기 증상이 갑자기 시작되는데 발열,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과 인후통, 마른기침, 비염 등의 호흡기 증상을 보이며 보통 수일내 회복이 되나 기침, 피로감 등은 2주 이상 지속될 수 있다.
 특히 발열은 39도 이상의 고열을 나타낸다. 복통, 구토, 경련 등이 드물게 발생하며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폐렴으로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 등에서 기저질환 악화와 합병증으로 사망도 가능하다. 임상적 진단은 지역사회에 독감이 유행하는 동안 내원한 환자가 특징적인 임상소견을 나타내는 경우 의심할 수가 있다.
 독감은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 주로 폐쇄공간내의 밀집된 집단에서 공기 감염이 일어나며 독감 바이러스는 건조한 점액에서도 몇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접촉하여 직접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주로 겨울철에 발생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북반구에서는 주로 11월부터 4월 사이에 유행하게 된다. 잠복기는 평균 2일 정도이며 대체로 증상발현 1일 전부터 발병 후 약 5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다.
 감기와는 다르게 독감은 예방접종과 독감바이러스에 대한 특효약이 있다는 점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매번 유행을 탈 때마다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백신을 개발하는데 난항을 거듭하게 마련이다. 또 짧게는 1년, 길게는 10~40년을 주기로 소변이와 대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유행할 균주를 예측하는 것조차 어렵다.
 실제로 인류사에 큰 상처를 남겼던 독감은 모두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진 대변이에 의한 것으로 1918년 2500만 명의 사망자를 냈던 스페인 독감이나 1957년에 100만 명이 사망한 아시아 독감, 1968년 70만 명이 희생된 홍콩독감, 1977년에 있었던 러시아 독감이 모두 이에 속한다.
 독감 백신을 맞고도 감기에 걸렸다는 사람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당연하다. 독감 백신이 감기를 예방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독감도 100% 예방을 장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예방주사를 맞았을 때 증상이 경미한 상태로 넘어 간다든지, 치유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든지, 주변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감염성이 적어진다든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전체적으로는 독감에 대한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백신은 독감에 대해 70∼90%까지 예방효과를 보이며 면역항체 지속효과는 6개월(3∼12개월) 지속된다. 또한 독감에 의한 사망률은 최대 80%까지 감소시킨다. 예방접종 시기는 독감이 유행하기 최소 2주전까지는 맞아야 한다. 인체가 항체를 만드는데 2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10월까지는 접종을 마치는 것이 좋다. 접종 후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최근에 개발되는 백신은 부작용이 거의 없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누구나 다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겠지만 65세 이상 노인, 만성 심폐질환자, 집단시설 수용자, 만성질환자(당뇨, 신부전, 암, 간질환), 의료인은 고위험군으로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되겠다.
/ 내과전문의 이 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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