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여름 손기정선수는 소위 ‘나찌대회’로 알려진 베를린올림픽에서 당시 전세계 마라토너들이 꿈꾸던 30분대 벽을 허물며 2시간 29분 2초로 우승해 일제의 강압통치에 신음하던 우리국민들의 민족魂을 일깨웠다.
 또 1992년 스페인 바로셀로나올림픽 피날레 경기인 마라톤대회에서 2시간 13분32초로 우승해 ‘몬주익의 영웅’으로 떠오른 황영조의 낭보는 단순히 금메달 한개를 초월해 ‘욱일승천’하는 ‘코리아’의 잠재력을 전세계에 과시한 쾌거였다.
 이처럼 스포츠는 때론 국민의 힘을 결집시키는 원동력이 되는가 하면 국제사회에서 국가위상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지난 90년 충북체육사상 첫 체전개최 기념으로 탄생한 ‘도지사기 차지 영동-단양간 역전경주대회’는 90년대이후 충북육상 중장거리의 황금기를 일구어낸 밑거름이었다.
 이 대회를 통해 수많은 충북출신 중장거리 스타를 양산했을뿐 아니라 충북육상이 부산-서울간 역전마라톤대회에서 6연패의 금자탑을 세울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인구 150만으로 제주도를 제외하곤 가장 작은道에서 대회 6연패를 차지한 것은 우리도 하기에 따라선 스포츠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자치행정등 모든면에서 ‘작지만 강한道’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최근 충북도는 4월 총선을 이유로 대회개최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으며 도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대회가 선거법에 저촉된다고 밝혀 대회개최가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이는 선관위와 도가 ‘공명선거법’을 너무 단순하게 해석한 경직된 마인드의 극치를 드러낸 것이다.
 ‘역전마라톤대회’의 경우 연중스케줄에 따라 개최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법 ‘4조 나항’의 ‘특정시기에 개최하지 아니하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행사’라는 예외규정에 따라 지방선거가 있던 2년전에도 대회를 치뤘고 올해도 대회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15년간 늘 같은기간에 개최되면서 때론 총선이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렸으며 장대비가 쏟아지거나 거센바람이 불어도 한번도 쉬지않고 대회의 연륜과 권위를 쌓았다.
  2002년 6월에 열린 지방선거가 동일한 시기에 진행된 ‘월드컵’때문에 지장을 받았는지 도와 선관위에 물어보고 싶다. 아니면 스포츠시즌이 개막되는 3월이후에 열리는 전국의 모든 순수한 체육행사가 총선때문에 열리지 말아야 하는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선관위의 올바른 유권해석을 기대해 본다. / 제2사회·체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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