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청주시내 주요 아파트단지에는 연휴때문인지 주차장에는 차량들이 거의 빠져나가 한산한 가운데 힘차게 펄럭여야 할 태극기는 듬성듬성 이가 빠진채 초라하게 휘날리고 있었다.
 독도우표 발행으로 촉발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연예인의 위안부 누드 파문, ‘친일·반민족 규명 특별법’의 무산 위기로 대일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국민들에게는 3.1절은 그저 ‘기분 좋은 공휴일’ 이외의 의미는 없는 듯 했다.
 이날 도심 거리거리에는 도내 각 자치단체와 주민자치위원회 등의 주관으로 태극기 물결이 출렁였으나, 일부 아파트단지의 국기게양대에는 태극기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으며, 특히 청주지역의 총선후보자나 총선출마예상자들 역시 3.1절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태극기 게양에 관심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본보 취재 결과 이날 총선 출마 예정자 12명중 5명이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청주권에서 출마를 준비중인 이들 모두는 일제강점하 친일굛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부르짓던 사람들이다.
 작금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마다 필승전략에 눈코뜰새 없을 지경이다.
 이날 노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를 놓고도 “오랫만에 시원한 발언”이라느니, “선거를 의식한 기념사”라느니 오로지 유리한 선거국면 조성에만 혈안이 되어있다.
 입만열면 국가와 국민을 내세우면서 삼일절에 국기조차 게양하지 않고 정치를 하겠다는 후보들이나, 오로지 총선 승리만을 위해 치닫는 정치권 모두가 요란하게 외치는 ‘극일·반일’은 정작 내실을 다지지 못하는 한국정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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