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아름다운 것들이 투자되어야겠지요."부산 광안리 성베네딕트 수녀원에서 투병중인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이다. 수녀원에 입회하신...
겨우내 두꺼운 옷 속에 감추어두었던 살이 이젠 옷 밖으로 삐져나와 더이상 방치할 수가 없어서 산행을 시작했다. 말이 거창해 산행이지 사실은 집 뒷산을 가볍...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시집가서 / 서동방을 밤이면 / 몰래 안고 간다.'는 노래 서동요는 고려 시대 일연 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의 무왕조에 실린...
고된 하루를 지내고 창밖 하늘을 본다. 캄캄한 밤하늘에는 달도 자신의 몸을 보이지 않는다. 아득히 먼 곳에 떠 있는 별들만이 무량으로 황량한 마음을 끌어당...
2021년 새해에 바람이 있다면 우리자녀들이 학교에 정상등교하여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마냥 학교생활을 했으면 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초유의 코...
먼동이 트고 떠오르는 태양이 눈부시다. 숲이 우거져 새들의 고향이 되어버린 우리 집은 온갖 잡새들의 지저귐 소리로 시끄럽다. 햇빛이 화사한 거실엔 군자란과...
방에 숨어 있는 작은 공간. 또 다른 방, 다락방을 수필가 B 선생님은 드러내 놓지 못하는 사람, 이야기할 수 없는 이를 숨기어 놓는 곳으로 비유했다. 비...
글방 집(書堂)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어깨너머로 천자문을 뗀 초동(樵童)이 도회지에 사는 손이 없는 글방 선생님 친구의 수양아들로 들어가 뒤늦게 학교를 다니...
갈무리하고 텅 빈 들녘, 추수 끝난 들판에 십이월의 시린 바람이 분다. 외롭고 지친 발걸음 멈추고 멍하니 빈 들판을 바라본다. 황량한 논에는 벼 벤 자국이...
아이 손등에 상처가 났다. 넘어지면서 땅바닥에 손등이 긁혀 난 상처 같았다. 꽤 많이 쓸려서 상처가 남을까 걱정이 됐다. 언제 넘어졌냐고 물어도 아이는 대...
열두시 조금 넘어 식당 안은 이미 손님들로 가득하다. 연만하신 목사님은 손님들 많은 게 우리 때문이란다. 그걸 주인과 종업원들이 몰라주는 게 영 불만이신게...
드디어 터졌다. 긴 겨울을 견디며 올라온 몽우리가 고운 속살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다. 육각형 청화백자 화분에 구근을 심은 지 석 달여 만이다. 두꺼운 구...
나의 꼬리는 남다르다. 누렁소가 꼬리로 잔등에 앉은 파리를 단번에 압사시키듯 하느님도 진즉에 실체를 알아보고 민둥산처럼 꼬리를 잘라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러...
멀리 살고 있는 친구들에게서 생일 축하 문자가 들어왔다. 나도 모르는 내 생일이라는 것이 의아했지만 양력으로는 맞는 날이기는 했다."친구야 오늘 찐생 맞니...
'치열한 도전'책에 의하면 1996년 유포틀랜드 해상을 지나던 미 해군함대 앞에 캐나다 국적의 장애물이 포착되자 곧 교신이 시작되었다.교신 내용 즉 통...
사람은 감정의 렌즈로 세상을 인식하고 해석하고 받아들인다. 타인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에 따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진다. 어린 시절에 경험한 감정으로 평...
얼마 전 TV에서 집안 정리를 해 주는 것을 봤다. 정리 전후를 보여주는데 보는 나까지 개운했다. 가구 위치를 바꾸고, 물건을 버리는 등 정리를 끝낸 모습...
무심코 지나칠 뻔 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멈춰지면서 눈씨는 피어오르는 물안개자락에 휘말려 들어갔다. 머리는 어여가자 멈춘 발씨를 재촉하지만 온 몸이 눈...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여느해와 다름없이 사람들은 자기마다 가녀린 소망을 가지고 설레임과 가보지 못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속에 하루하루의 삶의 여정을 향해 ...
강추위가 몰아치다가 잠시 숨을 고를 즈음 속리산을 찾았다. 속리산은 마음이 무겁거나 번민이 들끓을 때마다 잠시 몸을 의탁하는 곳이다. 말 그대로, 속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