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겨울은 따뜻했습니다. 들판에 나가서 바람을 맞으며 겨울바람인지 봄바람인지 혼동될 정도로 바람마저 겨울답지 못 했습니다. 새해를 맞아 세웠던 계획이 질퍽거리는 땅처럼 녹아내릴 때 이제 한파가 다가왔습니다. 정신 차리라는 계기가 된 듯 찬바람에 코끝이 찡해져 머리가 맑아집니다. 물이 흐르는 곳은 겨울 철새들의 서식지입니다. 그중에서 물이 모이는 천에는 많은 새들이 삶을 이어가는 보금자리 겸 휴식지가 되어줍니다. 무심천과 미호천 역시 이러한 하천의 생태적인 특성을 잘 갖고 있습니다. 넓은 하천변과 수풀, 그리고 중간중간의 모래톱들 천 옆으로는 넓은 곡창지대까지 물새들이 자리 잡기 좋은 곳입니다. 특히 미호천의 합강 지대는 중부 내륙에서 철새들이 휴식하기 가장 좋은 곳으로 많은 철새들이 이곳에서 월동을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6.01.13 21:43
-
-
포근한 첫눈이 함박눈이었습니다. 아직은 기온이 높아서인지 눈은 사라졌지만 겨울의 날씨는 예상하지 못하게 자꾸 변해갑니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가 올 때 우린 따듯한 것을 떠올립니다. 속으론 뜨겁고 얼큰한 국물을, 밖으론 탄성과 함께 몸이 쭉 펴지는 온천입니다. 문장대 온천 개발 발표는 한 해를 뜨겁게 만들어 준 큰 사건이었습니다. 30년 동안 개발과 보호에 대한 길고 긴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 조사를 위해서 다시 속리산 묘봉이 내려다보이는 신월천을 다녀왔습니다. 현재 온천수가 흘러나오는 온천공과 예전부터 물길이 이어지는 신월천 대부분의 물고기를 채집했습니다. 물고기는 동물 중에 척추가 있는 변온동물로 분류합니다. 변온동물의 대표적인 동물은 바로 개구리가 속해있는 양서류와 뱀 종류인 파충류입니다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12.14 21:40
-
-
-
-
-
하늘은 높고 파랗습니다. 올해의 가을이 이제 시작했나 봅니다. 우린 절기가 바뀌는 이 시기를 환절기라고 말하며, 생명들도 가장 큰 변화가 생기는 시간입니다. 여름의 강한 열정과 에너지를 받은 생명들은 이 에너지를 잘 모여 결실을 맺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어머니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겠죠. 숲에는 이제 큰 변화를 하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특히 열매를 맺은 식물들은 이제 봄부터 키워온 자신의 자식들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한 번에 열매를 맺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식물들을 한 해 동안 바라보면 모두 다 다릅니다. 봄에 꽃을 피워 일찍 열매를 보내기도 하고, 초여름에 꽃을 피워 열매를 맺힌 후 여름 내 매달고 천천히 키워내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봄에 꽃을 화려하게 피었던 식물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9.13 20:26
-
절기는 참 신기합니다. 폭염으로 쟁쟁했으나 입추를 지나고 나니 밤에는 산책 다니기 좋은 날로 바뀌었습니다. 숲에는 여름 꽃들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꽃을 피운 누리장나무에 꽃들은 하늘하늘 시들어 툭툭 바닥에 떨어지고 무심천에는 오묘한 향을 풍기는 박주가리 꽃으로 가득합니다. 지금 눈에 가장 많이 들어오는 꽃은 아마도 무궁화 꽃입니다. 매번 글을 쓰면서 빠지지 않은 단어가 '숲'입니다. 숲은 수풀이라는 우리말입니다. 수는 나무를 뜻하고 풀은 바닥에 자르는 초본들을 말합니다. 쉽게 나무와 풀들이 모여 있는 것을 숲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나무와 풀이 모여 있다는 것은 다른 생명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말합니다. 새부터 작은 곤충까지, 사람까지도 모두 숲에 기대어 살아갑니다.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8.23 20:22
-
다행입니다. 무덥고 가물었던 시간을 보내고 단비가 내려서 이제 여름을 폭 안을 준비가 되었습니다. 잎 하나하나마다 생명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삶의 노력이 이제야 주먹을 펴듯 다시 활짝 열었습니다. 지금은 태풍의 거센 비바람을 피하는 잠자리의 움직임이 더 고귀하게 느껴지는 여름날입니다. 매년 충청북도에서 지원해 백두대간보전시민연대와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백두대간 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동군 일대부터 시작해서 덕유산국립공원까지 충북 남부의 마룻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하나의 능선으로 이어진 것을 말하며 우리나라의 뼈대이며 정신적인 근간을 상징합니다. 그럼 백두대간에는 어떤 생명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을까요. 우리가 평소에 동네의 공원, 뒷산에도 볼 수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7.15 21:15
-
유월부터 무척 덥습니다. 한 여름의 온도와 같은 일상에 몸이 점점 지쳐갑니다. 더 덥게 느껴지는 것은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봄 가뭄이 여름으로까지 이어지는 길고 긴 초여름 가뭄입니다. 예전에도 겨울에서 봄까지 건조해짐으로 발생하는 봄 가뭄이었다면 이번의 가뭄은 기후의 변화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봄이 짧아지면서 초여름이 가뭄은 수분의 증발되는 양이 많아 더 심화시키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뭄의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바로 전적으로 비에 의존하는 식물들입니다. 대부분의 식물들은 땅에서 수분을 흡수하며 그 수분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식물에게 수분의 공급이 없다는 것은 사람에겐 물을 주지 않는 것과 똑같은 고통입니다. 또한 식물도 자신이 살아가기 위한 체온을 유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6.25 21:12
-
5월의 숲은 향기의 시기입니다. 비가 온 후 쾌쾌한 낙엽의 부패 냄새, 달콤한 나무 꽃들의 향기, 바람을 타고 넘어오는 상쾌한 냄새까지 숲은 더욱 생명의 향이 가득해져갑니다. 이제 잎들은 제자리를 잡았고 여름내 땡볕을 받아 가며 생명을 키워야 하기에 무럭무럭 자신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여린 잎을 먹고살던 작은 애벌레들도 자신의 몸을 허공에 매달고 마지막 남은 나무의 여린 잎을 찾아 모험을 합니다. 거리엔 이팝나무의 꽃들로 하얗게 변했습니다. 이제 비가 한 차례 내렸고 갈래로 벌어진 다섯 장의 꽃잎들은 바닥에 하얀 눈밭을 만들어 놓습니다. 숲의 가장자리엔 코만 스쳐도 황홀하게 만드는 아까시나무의 꽃들이 달콤한 과일처럼 주렁주렁 달려있고, 넝쿨로 가시를 뽐내던 찔레도 '엄마, 엄마' 생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5.17 21:48
-
-
-
21세기 들어서 지구촌은 자연재해로 화산, 지진, 쓰나미,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04년 인도양 쓰나미,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2010년 중미 아이티, 남미의 칠레 대지진, 2011년 일본 동북지방의 쓰나미등 갈수록 지구 종말로 가고 있는 느낌이다. 한국의 자연재해는 적다고 하지만 인재로 인한 안전사고는 끊일 날이 없다. 1970년 서울 와우아파트 붕괴, 1993년 서해 훼리호 침몰, 1994년 성수대교 붕괴,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2014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사고 등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빠른 성장을 이룬 한국이지만 그동안 한탕주의, 설마주의, 빨리빨리 문화가 안전사고를 일으키고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4.20 13:38
-
아름다운 벚나무들의 꽃 잔치가 끝나고 산에는 산벚나무 분홍빛과 참나무 초록 잎으로 봄날의 색채가 완성되어 갑니다. 무심천에 나무를 떠올린다면 대부분 벚나무부터 먼저 생각이 들게 됩니다. 길을 따라서 수 백 그루의 벚나무가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벚나무들도 열 살의 어린 나무부터 오십 살이 넘은 어른 나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무심천 벚나무들을 자세히 보면 가지가 아래로 자라는 수양벚나무 혹은 실벚나무가 중간중간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산에서 자라는 산벚나무도 간혹 만날 수 있습니다. 벚나무와 산벚나무의 차이는 가장 쉽게 잎보다 꽃이 먼저 피면 벚나무, 꽃보다 잎이 먼저 피면 산벚나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든 벚나무들의 신비로운 공통점은 각 각의 벚나무들이 꽃을 시기에 맞춰서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4.16 22:55
-
-
-
-
올겨울은 제법 눈이 흔합니다. 그래도 그 흔적이 오래가지 않아 눈이 내렸나 하면 다시 건조해지는 맑은 날들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파란 하늘의 맑은 날에는 시야가 훨씬 길어집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도 귓가에 잘 들립니다. 멀리 새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새는 보통 조류라고 부르며 날개가 있어 날아다니는 동물을 흔하게 뜻합니다. 새는 사람의 삶과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내려왔으며 생태적으론 생명의 순환 단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는 동물입니다. 환경에 대한 관심과 환경운동의 시작을 알린 것도 바로 새들과 살충제의 사건이었으니 더 애틋한 관계입니다. 새는 크게 사는 곳에 따라 물에서 사는 물새와 산이나 들에서 사는 산새로 나눠봅니다. 그다음으로 계속 한 지역에만 사는 텃새, 여름에 보이는 여름철새, 겨울에 보이는 겨
외부칼럼
중부매일
2015.01.25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