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소변의 고통

5일전에 중년의 여성 환자가 방문하셨다. 이 환자의 가장 큰 고민은 2시간이상 소변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었고 마을에서 단체로 여행이라도 가면 반드시 휴계소에 들러서 고민을 해결해야만 하다는 것이다.
 지난 봄에 경남 진해로 군항제 축제를 보러가던 중 소변이 너무 마려워서 고속도로 갓길에 관광버스를 주차시킨 후 소변을 보는 낭패한 일을 겪으셨다고 한다.
 그 후 마을의 단체여행에 가는 것이 두려웠고 가장 큰 문제인 소변의 고통에서 해방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지만 비뇨기과에 선뜻 오기가 매우 창피하여 차일피일 미루다가 방문하셨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비뇨기과라는 곳은 매우 선입견이 강한 진료과라고 생각한다. 비뇨기과라면 주로 성병, 비아그라가 연상되고 자연히 환자분들이 질환이 있어도 비뇨기과보다는 다른과를 전전하다가 마지막으로 비뇨기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직도 비뇨기과의 문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환자분은 다른 진료과에서 소변검사를 실시하였고 특별한 이상소견은 없었다고 한다. 환자분은 오줌소태(방광염)라 생각하고 물을 의도적으로 많이 마셨다고 하며 그럴수록 증상이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 환자분의 진단명은 과민성방광이었다. 대부분의 증상이 자극증상이 많아서 만성 방광염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으나 염증을 동반하지 않는 질환이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하고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을 해야한다. 1.하루에 8번이상 소변을 본다.
 2.밤에 잠을자다가 소변을 보기위해 일어난다. 3.소변이 마려우면 자제할 수 없고 때로는 소변이 흘러 속옷을 적신다. 4.외출했을 때 화장실 찾는 것이 걱정이되어, 물이나 음료수 마시는 것을 삼가게 된다. 5.낯선 장소에 가게되면 먼저 화장실 있는곳을 확인해둔다.
 6.근처에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곳에는 가지 않으려한다. 7.자주 갑작스럽게 강한 요의를 느낀다. 8.자주 화장실을 들락거려 일을 하는데 방해를 받는다. 9.소변이 흘러 옷이 젖는 것을 대비해 패드를 사용한다.
 과민성 방광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20세 이상 성인 인구 10명중 1.6명에서 나타나며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증가하여 65세 이상에서는 10명중 3명이 과민성 방광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방광은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찰 때가지 방광이 쉬고 있어야 하는데, 방광이 차지 않았는데도 수축하여 자주 급작스럽게 참을 수 없는 요의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과민성방광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신경계질환(뇌졸증,뇌종양, 파킨슨씨병,치매,척수손상),전립선 비대증(남성), 복압성요실금(여성), 급성방광염, 그 이외 다양한 원인이 있으며 심리적인 불안정도 과민성방광을 유발 할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의 진단은 병력청취, 소변검사, 신체검사, 요속검사, 잔뇨검사를 시행하고 배뇨일지를 환자가 직접 작성하여 배뇨의 행태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법은 약물요법 및 행동요법이 우선시 된다. 방광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여러 약제가 개발되어 시판되고 있으며 부작용으로는 입이 마르거나 변비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개발된 약제들은 이러한 부작용이 현저히 감소되어 치료효과가 높다. 행동요법으로는 스스로 빈뇨와 요절박을 참아가도록 노력하는 방법으로 처음에는 1시간간격, 이후에는 배뇨간격을 늘려서 2-3시간 참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 약물치료와 병행하였을 때 80%까지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난치성 과민성방광의 치료로는 보다 침습적인 수술요법등이 고려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민성 방광을 예방할수 있는 방법으로 1.자극적인 음식이나 커피, 탄산음료의 섭취를 줄인다. 2.수분의 섭취는 과도하지않게 적당히 한다. 3.변비를 잘 조절한다. 4.골반근육 강화운동을 지속적으로한다. 최근 건강을 주제로 많은 대중매체가 경쟁적으로 보도를 하고있어 비뇨기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환자분들이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 만큼 보람된 일도 없을 것이다.
한 광 희/ 청주의료원 비뇨기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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