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짙어가는 푸른 5월은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정의 달」이다. 설레임과 싱그러움이 교차하는 희망의 달 이기도 하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징검다리를 놓으며 자녀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은혜를 입은 부모, 스승의 고마움을 되새겨 보는 사랑과 감사의 계절을 맞고 있는 것이다.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있듯 세상의 모든것은 가정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에 5월의 소중함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5월은 또한 「청소년의 달」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은 바로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5월의 푸르름처럼 힘차게 자라나길 우리는 항상 소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소망과 현실은 늘 큰 격차를 빚고 있고 그 격차를 줄이겠다는 노력보다는 행사성이나 구호성으로 끝나기 일쑤여서 실망감을 더해준다.

물론 캠페인이나 행사도 중요하겠지만 요식화된 행사만으로 가정의 행복과 평화를 희구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가정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가치관의 혼돈과 IMF의 여파속에서 국가, 사회의 단위를 이루고 있는 가정이 휘청거리고 있다.

애정의 증발속에서 건강성을 잃는 가정이 늘고 있으며 핵가족화에이은 아노미 현상이 급기야 「가정해체」라는 극단의 현상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문지상을 오른내리는 패륜범죄를 어떻게 방지하고 퇴치해야 할것인가 실로 곤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적 문제가 가정불화의 한 원인은 되겠지만 패륜범죄로까지 연결될 사항은 아니다.

그보다도 사회가 앓고 있는 정신적 공황과 도덕적 해이가 패륜범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듯 싶다. 도덕의 실종과 가부장적 권위의 붕괴속에 사회 곳곳에서는 패륜의 독버섯이 가정의 건강을 좀먹어 들어가고 있다.

어른에 대한 패륜 못지않게 아내에 대한 구타나 아동학대 문제도 위험수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여성단체 등에서 공개한 아내구타나 아동학대 실상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모름지기 가정은 사랑과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캠페인으로 되지 않으면관계법령이나 제도를 정비해서라도 패륜과 가정폭력을 필히 추방해야 할 일이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으나 요즘 학교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하다.교권이 날로 실추되고 있는데다 최근 불어닥친 과외 열풍으로 교단이 더욱 흔들리고 있다.

강풍앞에 공교육이 맥을 못추고 있는 판에 어찌 진정한 스승의 날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인가.

「교사는 있되 스승은 없다」라는 자조적 자탄을 깊이 음미해 보면서 어떻게 하든 스승의 의미를 되찾아야 할 것이다.

제자 사이는 단순한 지식의 수수자 관계가 아니다. 지식보다도 훨씬 중요한 인간의 됨됨이와 더불어 사는 상생의 지혜를 주고 받아야 할 양자의 관계인데 그 균형감각이 상실되고 있는 것이다.

틈만나면 우리는 「가화만사성」과 「청소년은 나라의 보배」임을 외친다.이러한 덕목은 행동이 따라주어야 실효를 거두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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