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뮌헨의 대표적 여름축제인 톨우두(TOLL WOOD)훼스티벌에도 수백개의 야시장 부스가 들어선다. 마치 5대양 6대주의 토산품이 경연을벌이는듯 하다.
아프리카의 탈이나 중국의 문방사우가 등장하고 북구의 인형, 동남아의 갖가지 토산품이 관광객의 눈길을 끈다. 볼거리만 있는게 아니라 먹을 거리 장터도 풍성하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수백종의 맥주도 선보인다. 의자만 밖으로 내놓으면 그대로 노천 카페다. 톨우드라는 축제이름이 광견병이라는 다소 엉뚱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술에 취해 비틀거리거나 미쳐 날뛰는 사람은 하나도없다.

이곳 야시장 상인들은 한달 가량 열리는 축제기간 동안 매일 3백마르크(한화 16만원상당)가량의 돈을 조직위에 내놓는다. 임대료이자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일종의 성금이다.

우리나라도 근자에 이르러 향토축제가 활성화되면서 축제가 열리는 곳 마다 야시장이 거의 들어서고 있다. 기실 축제와 먹을 거리와는 불가분의 관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를 채우고 난 다음에야 볼거리를 찾는게사람들의 보편적 생리다.

그런데 문제는 야시장 개설에 잡음이 일고 번번히 난장판으로 변하기 일쑤라는데 있다. 뮌헨의 야시장처럼 조용히 개설된다면 누가 뭐라겠는가.우리나라의 축제 야시장은 개설 당시부터 이익단체간에 운영권 다툼이 치열하다.

도급을 받은 측이 하도급을 주는 경우도 있고 축제를 겨냥한 전국의 상인 조직망이 활개를 쳐서 정작 내고장의 향토 음식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예도 발생한다.
어디 그뿐인가. 이 틈에 각종 사행성 오락이 판치고 떠돌이 행상까지 가세하여 야시장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하기 일쑤다.

무엇보다 음식을 위생적으로 취급해야함에도 대충대충 취급하는 통에 주민건강마저 위협하고 있다. 설거지통의 개숫물을 보면 숫제 정나미가 떨어진다.

바가지 요금도 개선해야 할 대목이다. 축제기간을 이용하여 한몫 챙기려는 바가지 상혼에 기분을 잡치는 경우도 흔하다. 취객들의 고성방가에다 싸움질이 일어나기 예사요 심지어 아무데나 방뇨하는 몰상식한 흉한 꼴도 보인다.

이와같은 부작용때문에 지자체에서 야시장 개설을 불허하면 이미 전을 벌인 상인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촌극도 더러 발생한다. 야시장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보듯 불가피하게 행정당국과 상인들의 마찰이 인다.

야시장의 개설이 골치아프다고 해서 불허방침만이 능사는 아니다. 야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만 하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울 수 있기 때문이다. 행정당국의 효율적 관리와 더불어 상인들의 자정 의지가 있어야 야시장은 제구실을 할 것이다.

청결한 위생관리, 그리고 축제를 찾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 정신, 저렴한 가격 등을 유지한다면 먹을 거리 장터가 오히려 명물로 자리매김 할수도 있는 것이다.
한탕주의나 치고 빠지는 식의 야시장을 지양하고 고객 만족의 야시장 운영을 검토해 볼 일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