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중부권 시대의 재창조」를 사시로 내걸며 닻을 올린 중부매일이 오늘로써 창사 11돌을 맞았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대사의 매카니즘을 감안할때 결코 짧은 연륜이 아니다.
한 세기와 밀레니엄을 뛰어 넘어 새 천년에 접어든 중부매일은 이같은 세월의 변화속에 불변성과 가변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지방화와 세계화의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서 말한 불변성이란 신문의 본래기능을 말한다. 제아무리 주변환경이바뀌어도 신문의 보편성, 타당성, 객관성 추구와 신속한 정보전달의 기능은 불변의 진리이며 항구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다.

이 고장 출신으로 한국 언론의 큰 거목이자 새 지평을 연바 있는 단재신채호선생의 올곧은 선비정신을 표상으로 삼으며 언제까지나 정론직필(正論直筆)을 추구하고 불편부당(不偏不黨)을 지향하는 저널리즘으로 남고저 한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상업적 속성에도 영합하지 아니하고 오로지 신문의본래 영역을 지켜온 것이 중부매일 11년의 족적이며 앞으로도 그러한 초심은 변함이 없을 것으로 단언한다.
너도 나도 외쳐대는 지방화, 세계화의 시류속에 충청인들은 가히 정신적인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 중앙문화의 아류인지, 지방문화의 혼재인지 우리 스스로도 충청인의 모습과 충청의 문화와 역사환경에 대한 혼돈을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충청도 대학가의 모습을 보면 절반이상이 수도권 학생들이다. 상당수의 교수들도 서울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이들이 빚어내는 충청도 문화는 진정, 충청의 문화풍토에 흡수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충청도는 역사 문화의 점이지대로서 잠간 머물거나 거쳐가는 곳인가. 아니다. 비록 역사의 변두리에서 조연에 그쳤을지라도 충청도는 한반도의 중심이며 「그래유」하는 긍정의 철학속에서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지역간의 교류나 세계화를 반대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이를 촉진하고저 한다. 그러나 지방화, 세계화 물결이 밀려온다해서 헤엄치는 방법도 모르고 시류에 함부로 휩쓸리고 싶지는 않다.

어떤 상황의 변화가 있어도 충청인은 충청인이다. 그것이 바로 화이부동(和而不同)이며 화이불류(和而不流)의 선비 철학이다. 중부매일이 추구하는 로컬의 극대화는 이같은 충청인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작업이며 희석되어가는 충청인의 선비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정신 세계의 복구 작업이다.

새 천년으로 접어들며 세계는 모든 분야에 있어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문화사적인 측면에서 볼때 세계화(그로벌)와 지방화(로컬)의 물결이 동시에 밀려들고 있다. 이 둘을 합친 「그로컬리제이션」이라는 신종어도 나왔다.

상치된 두 개념이 하나로 묶어지는 융합의 논리아래 동서양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양상과 장르의 벽을 허무는 퓨전문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화와 세계화는 선택사항이 아니다. 그 두가지 흐름은 동전의 앞뒤처럼 2인3각의 형태로 다가서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의 지역 언론은 지방화를 부단히 추구하되 세계화를 외면할수 없는 입장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민의 해답은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청주인쇄출판박람회는 청주에서 열리고 있지만 세계화를겨냥한 것이며 「직지 오페라」의 초연이나 내년에 열릴 보건박람회, 공예비엔날레 등도 지향점은 매한가지다.

청주국제공항은 세계화의 둥지요 날개짓이다. 이곳을 통해 우리의 문화와경제가 세계무대로 향하고 또 세계문화가 흡입되고 있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화의 명제앞에 본사는 감히 세계화의 지렛대가 되어, 정보의실크로드가 되어 문명의 축을 움직이고저 한다.
대내외 언론 여건도 급변하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종래의 신문,방송, 잡지 이외에도 인터넷 언론이라는 새 유형의 언론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기존의 언론이 일방통행이라면 인터넷 언론은 쌍방통행이라는 강점이 있다. 물론 인터넷 언론이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전파속도및 이용인구는 어느 매체도 따라잡지 못한다.
본사는 전자 신문의 필요성과 인터넷의 당위성을 절감하면서 그 순기능만을 선택, 자체적으로 개발한 JB뉴스를 가동하고 있다. 그날의 중요기사를 이 사이트에 띄우고 있으며 기자마다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여론을 청취하는 쌍방통행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세계화와 지방화라는 두 명제를 충족시키기 위한 진일보한조치이며 무한경쟁의 시대에 보다 양질의 생활정보를 신속히 전달하려는 사명감의 발로다.
환경감시 기능의 극대화와 지방문화의 창달, 지방경제의 발전을 바탕에 두면서 부단히 지방화, 세계화의 길라잡이가 될 것을 창사 11주년을 맞이하여 다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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