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산(牛巖山)은 청주의 진산(鎭山)이다. 처음엔 청주의 진산이 우암산의 꼬리부분에 해당하는 당산(堂山)이었는데 도시의 규모가 커지면서 우암산으로 옮아왔다.
우암산의 말뜻이 말해주듯 산의 모양이 소가 드러누운 형국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와우산(臥牛山)으로 표기돼 있고 목얌산(牧岩山), 대모산(大母山), 모암산(母岩山), 장암산(壯岩山)등의 별칭을 갖고 있다.

우암산에는 삼국시대 초기에 쌓은 토성이 있는데 둘레가 2천9백97m나 된다.
우암산 큰 봉우리에서 둘로 갈라지면서 평행선을 이루며 계곡을 감싸고 있는 포곡식(包谷式)산성이다.
산성의동쪽벽은 그런대로 남아 있으나 서쪽벽은 비 바람에 씩기고 등산객의 발길에 닳아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암산 토성은 부모산성, 상당산성과 더불어 역사의영욕이 서린, 청주역사를 대표할만한 유서깊은 유적지다.

우암산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60만 청주시민을 넉넉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삶에 지친 시민들에게 어느 게절을 마다않고 활력을 불어 넣어준다.
청주의 가장 큰 쉼터는 뭐니뭐니해도 우암산이다. 이때문에 우암산은 등산객의 발길로 늘 포화상태를 빚는다.

유적지와 휴식처를 겸한 우암산은 요즘들어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다름아닌 등산객의 발길에 걷어채이는 소리다. 등산로는 나날이 확장되어 수목의 생육을 방해하고 토성은 점점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게다가 이런 저런 시설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뚫려 인근 산과의 연계성이 차단되고 있다. 현대화라른 명제앞에 청주시민의 쉼터인 우암산이 불가피하게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수종의 갱신도 문제다. 숲이 우거져 있기는 하나 상당부분이 경제성이 떨어지는 아카시아 등으로 뒤덮혀 있다. 잡목을 거둬내고 경제성과 휴식기능을 극대화하는 숲가꾸기 사업이 필연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이대로 우암산을 방치한다면 머지않아 쉼터의 기능을 상실할 우려마저 있다. 따라서 이제는 우암산을 살리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며칠전 우암산 관리 토론회에서도 제기됐듯 우암산에 대한 시민의 의식을 환기시키고 더불어 우암산이 회생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인간의 욕심은 항상 일방적이어서 문제다. 우암산을 휴식처로만 이용할줄 알고 휴식처로 가꿀줄은 모른다. 숲 가꾸기를 외면하면서 어찌 숲의 혜택만을 누리려 드는지 모를 일이다.

앞으로는 자연으로부터의 일방적 시혜에서 자연을 아끼고 가꾸는 쌍방적 시혜로 마음자세를 고쳐나가야 할 일이다. 우암산이 기력을 회복하도록 상처난 곳은 보듬어 주고 허물어진 곳은 다시 쌓아나가야 함은 물론이다.

이는 청주시 당국의 일뿐만 아니라 60만 청주시민 모두의 일이다. 아무리 당국에서 우암산을 정비하고 복원해도 이곳을 오르내리는 시민 각자의 마음이 비뚤게 작용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우암산은 다름아닌 청주시민의 산이다. 우리 산을 우리가 보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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