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유재풍 변호사

/ 클립아트코리아
/ 클립아트코리아

보통 '손 벌린다'고 하면 뭔가 달라는 뜻이다. 그런데 '손 내민다'고 하면 '손 벌리다'와 같은 뜻도 있지만, 타인에게 뭔가 주기 위한 것으로 많이 쓰인다. 악수 위해 손을 내밀든가 아니면 나눠주기 위해 내미는 것처럼 말이다. 나는 손 내미는 '라이온(Lion)'이다. '라이온'이 뭔고 하니, 라이온스클럽 회원이라는 뜻이다. 라이온스클럽은 1917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되어, 215개국의 48,240개 클럽, 147만의 회원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봉사단체다. 시력보호, 건강보호, 재난구호, 청소년 교육, 소아암 퇴치, 당뇨퇴치 등 굵직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한국에는 2,080개 클럽, 8만 명의 라이온이 지역봉사와 국제봉사를 벌여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손 벌리지 않는다. 오히려 나눠주기 위해 손 내민다.

21년 전에 고향에 돌아와 변호사업무를 시작할 때, 조금이라도 지역사회에 돌려주며 살자는 생각으로 라이온(Lion)이 되었다. 역사성이나 봉사내용이 엇비슷한 국제 봉사단체인 로타리클럽에서도 가입권유가 많았지만, 친한 선배들이 많은 대청라이온스클럽에 가입했다. 2002년 가을에 그 클럽에서 나와 가까운 분들과 함께 한벌라이온스클럽을 창립했다. 2대 회장을 맡으면서, 어떻게 해야 지역의 필요성과 클럽의 역량을 조화시켜 봉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클럽회원 중 의사가 6명에 나 같은 전문가들이 그만큼 있는 것과 의료혜택이 부족한 농촌어르신들에 입장을 고려해 의료봉사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 봉사를 기획했다. 첫해에 영동의 학산라이온스클럽과 함께 500여 명의 지역 어르신들을 모셨다. 호응도 좋고 회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서, 그 후 16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해 왔다. 필리핀 클럽과 공동으로 필리핀 빈민촌에 2박3일간 같은 봉사를 펼쳐 라이온스 동양동남아포럼에서 봉사실적발표 1위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3-2014 회기에 선배들의 강권으로 356-D(충북)지구 총재로 활동했다. 라이온의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각종 세미나, 합동봉사를 통한 지역봉사 역량 확대, 글로벌봉사를 위한 획기적 국제기금(LCIF) 증대 등을 통해 회원순증가 1위, 봉사실적 1위 등 전국 21개 지구 등 단연 1위 지구로 부상했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한국라이온스를 대표하고 국제라이온스협회를 움직이는 전 세계 34명 중의 하나인 국제이사로 선출되어, 2016-2018년간 그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첫해는 헌장 및 부칙위원회에서 법률문제를 다루면서, 일상적인 업무 외에 수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한국관련 사안들을 처리할 수 있었고, 둘째 해는 홍보 및 소통위원회에서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협회 앱 개발 및 홍보 관련 업무에 새로운 제안과 격려를 통해 속도와 질을 높이는데 힘을 보탰다.

국제이사 2년차는 한국라이온스의 3개 복합지구, 21개 지구를 통할하고 대내외적으로 대표하는 한국연합회장을 겸한다. 한국 8만 라이온들의 자부심을 갖고 봉사에 임할 수 있도록 향도(嚮導)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오래 된 한국연합회 홈피를 개편함과 동시에 시대상황에 맞춰 이를 모바일화 하여 휴대폰으로 한국라이온스 각 지구의 사정과 국제라이온스협회의 사정을 알려, 홍보도구로 사용토록 했다. 또한 한국라이온스 60년 사상 최초로 홈피의 영문서비스를 개시해서 외국에 한국라이온스를 알릴 수 있게 했다. 나아가 라이온의 자질향상과 자부심 고양을 위해, 연수원에 최고 교수진을 확보해서 상세한 프로필을 홈피에 게재해 수시로 각종 세미나에 초청토록 했다. 불합리한 제도들을 시대와 상황에 맞게 고쳤다. 3게 복합지구 의장들과 21개 지구총재들의 협력에 힘입은 바 크다.

유재풍 변호사
유재풍 변호사

부족한 자를 지구총재에 이어 국제이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응원해 준 고 김낙형 전 총재님을 비롯한 선배 총재님들과 3,800여 충북라이온들의 물심양면 성원에 깊이 감사한다. 누군가 역량 있는 사람이 있어도 주위의 응원이 없으면 쓰임 받지 못한다. 이제 임기를 마치고 '전 국제이사'라는 호칭으로 평회원으로 돌아가지만,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라이온스 충북지구와 한국라이온스의 발전을 위해 힘 보탤 것을 다짐한다. 나는 라이온이다. 라이온은 손 벌리지 않는다. 나눠주기 위해 손 내민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