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다양성보전협회

청개구리 / 중부매일 DB
청개구리 / 중부매일 DB

짧은 장마가 지났습니다. 장마에 맞춰서 다양한 생명들은 자신이 살아가는 방법을 결정합니다. 장마는 많은 생명을 깨우는 역할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에겐 여름을 준비하는 시기를 알립니다. 긴 빗소리에 맞춰서 도심에도 생명의 소리가 들립니다. 바로 개구리 소리입니다. 개구리는 개굴개굴 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제 개굴개굴 울지는 않습니다. 각자마다 우는 소리가 달라서 울음소리로도 개구리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개구리는 또한 양서류라고 불리는데 척추가 있는 척추동물의 한 부류로 어류와 파충류의 중간 단계를 말합니다. 또 양서라는 단어가 둘을 뜻하는 兩(양) 자와 살다. 라는 棲(설) 자가 합쳐진 단어로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살아가는 동물을 말합니다.

대부분의 개구리는 물속에 알을 낳는데 알에서 깨어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올챙이로 살아가게 됩니다. 개구리는 피부와 허파로 호흡을 하기 때문에 물 밖에서 살 수 있지만 올챙이는 물고기와 같이 오직 아가미로만 숨을 쉬기 때문에 물속에만 살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노래 가사처럼 뒷다리 쑥~, 앞다리 쑥~ 나오게 되면 팔딱팔딱 개구리가 됩니다. 개구리는 물과 육지를 오가며 살기 때문에 환경적으로 중요한 동물입니다. 습지가 오염되거나 훼손되면 개구리의 개체수는 급감하는데 현재 개구리들의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어 대부분 포획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중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맹꽁이들은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한여름 밤 청주 도심에는 어떤 개구리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가경천 일대 풀숲에서는 밤에 드륵- 드르륵-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박자가 있고 소리도 정확하게 들리는데 바로 참개구리의 소리입니다. 참개구리는 습지, 풀숲, 저수지 등 다양한 곳에서 서식하는 개구리입니다. 울음을 우는 울음주머니가 발달되어 있어 소리가 정확하게 들리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맛이 있어서 참자가 붙었다는 설이 있어서 많이 잡아 먹혔던 개구리이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만날 수 있는 개구리는 개굴개굴 우는 청개구리입니다. 개구리라는 이름도 청개구리의 울음소리에서 따온 것이니 개구리를 대표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몇 해 전에 화장품 모델로도 활동을 했고, 전래동화에서 말을 듣지 않는 아들로 선정되어 현재까지도 천방지축 말썽쟁이를 청개구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청개구리는 작은 크기에 잘 뛰어다니기 때문에 나뭇잎이나 풀잎 위에서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풀잎에서는 몸 색을 푸른색으로 띠지만 나무나 모래가 있는 곳에서는 황토색을 띠기도 합니다. 바로 자신의 색을 바꿔가며 천적들의 눈을 피합니다.

비가 내리면 무척 바쁜 개구리가 있습니다. 바로 맹꽁이입니다. 맹꽁이는 맹꽁맹꽁 우는 소리로 맹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비가 오면 땅에서 나와서 짝짓기를 하기 위해 큰 소리로 울음을 울기 시작합니다. 보통 비가 오면 생기는 습지 웅덩이나 작은 소하천에서 볼 수 있는데 평소에는 볼 수 없다가 비가 오면 잠시 만날 수 있습니다. 멸종위기동식물Ⅱ급이지만 도심의 한가운데인 복대동 솔밭초등학교 뒤편 공터에도 서식을 하고 있습니다.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마지막으로 울음소리가 황소 소리 같다고 해서 불리는 황소개구리가 있습니다. 몸이 커서 식용으로 들여온 외래종이었는데 야생에 퍼져서 1990년대에는 생태 교란종으로 퇴치사업대상이었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예전과 달리 개체수가 줄어들었는데 천적들이 황소개구리를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달이 황소개구리를 먹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 그 외에 왜가리가 황소개구리 올챙이를 주로 먹는 것도 보고되었습니다.

한여름 밤에 우렁찬 개구리 소리는 정겨운 모습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밤새 울리는 오토바이 소음과 사람들의 소리가 아닌 자연의 소리를 듣고 밤잠을 들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도심에도 충분히 생명에 대한 배려가 시작된다면 그 일도 가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언제든지 함께 할 생명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구리 노랫소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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