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다양성보전협회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 농작물도 시름을 앓고 있다. 2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천남동 국도변 밭에 심은 호박 잎사귀가 시들고 있다. 2018.07.25. / 뉴시스
연일 기록적인 폭염에 농작물도 시름을 앓고 있다. 25일 오후 충북 제천시 천남동 국도변 밭에 심은 호박 잎사귀가 시들고 있다. 2018.07.25. / 뉴시스

[중부매일 열린세상 박현수] 폭염이 한 달 넘도록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섭게 오르는 온도는 식물도 동물에게도 겪어보지 못한 시련으로 다가왔습니다. 여름의 폭염은 예전에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이제 생명의 존재를 위협하는 1순위로 다가왔습니다.

기후변화를 알기 위해선 먼저 기후와 기상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야 합니다. 기상은 보통 일기예보로 매일 바뀌는 날씨가 바로 기상입니다. 그래서 비가 많이 오거나 폭설이 내리면 기상특보라고 합니다. 기후는 이런 기상변화를 30년 정도 꾸준히 얻은 데이터를 정리해서 크게 변화되는 추세를 보는 것입니다. 즉 기후변화는 평균적인 상태의 기후에 비해서 기온이나 강수량 등이 눈에 띄게 변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현재 우리가 겪는 폭염인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는 기후변화 추세를 뜻합니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국립기상연구소는 1912년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 6개 도시 서울, 인천, 강릉, 대구, 목포, 부산의 평균기온이 1.7℃상승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0년도에 들어와서 급격하게 평균기온이 상승해 온난화 추세가 뚜렷하게 보였다고 합니다. 평균기온이 오른 것은 한 해 동안 최저기온과 최고기온도 상승한 것입니다. 그래서 혹한은 줄어들고 올해와 같은 폭염인 혹서의 지수는 증가했다고 합니다.

평균기온이 1℃만 상승하여도 계절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20년에는 3개월 반이었던 겨울이 2000년에 들어와서 2개월 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한 달 정도 겨울이 짧아졌다는 것이고, 그에 비해 여름은 3개월에서 4개월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기후변화 중 지구온난화는 생태계에도 심각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인류에게는 폭염,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와 해충의 증가, 질병의 발병, 식량 대란 등 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합니다. 생태계에서 식물은 이 기후변화를 고정된 상태로 받아야 합니다. 특히 나무는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개화시기입니다. 벚꽃축제를 기준으로 여의도의 벚꽃축제는 1990년도와 현재를 비교하면 평균 10일 정도 앞당겨졌습니다. 또 갑자기 따듯해지고, 추워지는 냉해로 인해 개화시기를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꽃 축제의 기간을 맞추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봄을 대표하는 개나리와 진달래, 아까시나무는 최근 10년 사이에 평균 4일 정도 개화시기가 앞당겨졌다고 보고되었습니다. 특히 도심 주변의 변화는 더 심화되어 서울은 1970년대에 비해 7일 정도 앞당겨졌습니다.

기후온난화는 식물의 생사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나무가 소나무입니다. 소나무는 기온이 상승하면서 생장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고, 소나무의 에이즈인 소나무 재선충이 점점 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소나무 재선충은 1988년 일본에서 수입한 목재를 통해서 들어와 부산의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되었습니다. 그 면적이 점점 이동해서 최근에는 대전시와 제천시에도 재선충이 발병했다고 합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솔수염하늘소가 점점 위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기온이 상승하면서 솔수염하늘소가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숲해설가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고유종인 구상나무의 수난은 소나무보다 더 심각합니다.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등 해발 1300m 이상 아고산대에 자라는 한대성특산종입니다. 최근에 지리산 반야봉의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 되었는데, 2월의 고온현상으로 인해 적설량이 줄어 수분 부족으로 생장의 어려움이 생긴 데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생장이 빨라져 생장쇠퇴현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구상나무 자생지가 사라지면 지구에 구상나무의 자생지는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현재 가장 큰 환경문제로 봄에는 미세먼지였고, 여름에는 폭염입니다. 이 두 환경문제의 공통된 원인은 바로 화석에너지의 사용입니다. 학자들은 2050년에는 평균기온이 5℃ 상승한다고 예측합니다. 우리가 지금 바로 해야 할 것은 화석에너지를 줄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아직은 괜찮다. 버틸 수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더 큰 변화에 우리는 견딜 수 없는 날이 올 수 있습니다. 생명은 지속적인 생명의 끈을 이어가는 것에 본질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이제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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