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구 중 1가구는 싱글족…청년 40% 차지
'사각지대' 중년층 고독사 예방 조례 필요
김영정 서울시여성재단 연구위원 등 주장

혼밥(혼자 밥 먹기)·혼술(혼자 술 마시기) 등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혼밥(혼자 밥 먹기)·혼술(혼자 술 마시기) 등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 클립아트코리아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혼밥(혼자 밥 먹기)·혼술(혼자 술 마시기)에 이어 여행에 문화생활, 주거까지 생활 전반을 혼자서 하는 1인 가구 시대다.

소비패턴은 물론이고 삶의 방식, 사고방식, 사회적 분위기까지 바꿔놓고 있다.

전국 500만 1인 가구 시대, 이들에 대한 지원도 청년, 중장년, 노인, 비혼여성 등 가구 유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싱글족, 1990년에 비해 5.1배 급증

10가구 중 3가구는 혼자 사는 집이다. 가족·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경제·사회구조의 변화 등에 따라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16년 현재 520만3천가구로 전체 가구의 27.9%에 달하고 있다. 2025년에는 31.9%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1990년 100만명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10년만에 2배로 늘어 2000년 220만명이 됐고, 2015년에는 520만명으로 불어났다.

세대별로는 청년층이 40.3%로 가장 많고, 중장년층 32.3%, 고령층 26.1% 등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식품들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청주의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 김용수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이들을 겨냥한 식품들이 대거 등장한 가운데 청주의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도시락을 고르고 있다. / 김용수

#건강·안전 보장돼야

"배우자와 사별로 형성되는 노년 1인가구, 취업난과 저임금·비정규직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청년 1인 가구에서 볼 수 있듯이, 1인 가구는 사회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형성되고, 경제력을 상실하게 될 경우 보완해줄 다른 가구구성원이 없기 때문에 큰 위기상황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1인 가구 전체를 취약계층으로 볼 수는 없지만 기존 제도와 정책이 가족을 기본단위로 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합니다."

김영정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20일 녹색청주협의회 주최로 열린 '녹색청주포럼'에서 "1인 가구 정책은 가족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개개인의 삶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중심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또 "1인 가구 특성에 따라 주거에 대한 지원, 즉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적정주거기준 제시와 준수, 안전대책 마련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을 실었다.

이어 1인 가구와 자립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건강과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밝힌뒤 "주거가 취약하다는 것은 열악한 시설만이 아니라 안전에 취약한 점도 큰 문제"라며 "혼자 살아 범죄나 재난이 닥쳤을 때 대응하기가 어렵고, 범죄의 타깃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림] 1인 가구 정책 방향
[그림] 1인 가구 정책 방향

#제도적 '사각지대' 중장년

이날 포럼의 토론자로 나선 박종분 청주산남종합사회복지관장은 특히 제도적·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중년 1인 가구'에 주목했다. 

박 관장은 "중장년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낮고 불안정한 소득, 월세 거주, 낮은 건강상태, 3배 높은 우울증 등 열악한 환경으로 이것이 노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부산시는 2016년 1인가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고독사 예방에 대응하고 있고, 서울·성남·인천·전북·제주 등은 1인 가구 중·장년 고독사 예방 조례를 제정해 정책수립의 기조를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충북도민 158만명 가운데 중장년 1인 가구는 7만4천명으로 전체 중장년층의 12%에 달하고 있다.

토론에 참여한 김규식 청주시청년정책네트워크 운영위원장도 "1인 가구의 최저기준 면적을 14㎡(4평)로 잡고 있는데 기준을 넓혀야 한다"며 "사람이 살고 휴식하고 새로운 재생산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생각한다면 '방'이 아닌 '집'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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